언제부터 너는 입을 닫고
표정으로 마음을 흘려보냈니?
말은 네 마음을 덜어내는 문
너를 꺼내어 보일 수 있는데
너는 늘 그 문턱 앞에서
머뭇거리다 멈추고 마는지
어린 날
너의 말은 거절당했을까?
너의 몸짓은 말라붙은 겨울나무처럼
흔들리고 부서졌을까?
그래서일까.
너는 말을 삼키고
표정으로만 세상과 속삭이는구나
말 못 하는 너의 얼굴은
종종 오해를 남기고
그 오해는 스스로 벽이 되어
너를 가두는 감옥이 되고 마는구나
하지만 말은
너를 꺼내 줄 사다리일지도 몰라
너의 깊은 곳에서 숨 쉬는 감정들
그 하나하나의 감정을 계단 삼아
한 계단 한 계단 올라올 수 있단다
말은 너를 해칠 수 없단다
누구도 너의 이야기를 비웃지 않아
그러니 나를 믿고
작은 발걸음 내디뎌 줘
너의 표정이 아닌
너의 말로 나를 찾아와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