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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의 커피 Nov 12. 2019

아빠와 딸의 방콕 1: 암파와 수상시장

일곱 살 딸과 함께한 태국여행, 두 번째 도시 방콕에 도착하다

방콕 간단 일정

2012/12/29(토)

-오후: 버스 이동(파타야-> 방콕). 숙소에서 물놀이.

-저녁식사: 숙소 1층 식당

-숙소: 뉴 싸얌 2 게스트하우스 (방콕, 카오산)

12/30(일)

-아침식사: 숙소 1층 식당

-오전: 한인 성당에서 미사

-점심식사: 카우만 까이 (카오산)

-오후: 반일 투어(기찻길 시장, 암파와 수상시장, 반딧불 투어)

-저녁식사: 암파와 시장 어느 식당

-숙소: 뉴 싸얌 2 게스트하우스 (방콕, 카오산)

12/31(월)

-아침식사: 숙소 1층 식당

-오전: 도보여행 (카오산 - 차이나타운)

-점심식사: 마마 레스토랑 (차이나타운)

-오후: 차오프라야 강 구경, 숙소에서 물놀이

-저녁식사: 벅 씨여우 (카오산)

-숙소: 뉴 싸얌 2 게스트하우스 (방콕)

2013/1/1(화)

-아침식사: 숙소 1층 식당

-오전: 정리 (일기 쓰기, 짐 싸기 등)

-점심식사: 나이쏘이 (카오산)

-오후: 도보여행 (카오산 - 골든 마운트(왓 사켓))

-이른 저녁식사: 레인보우 레스토랑 (카오산)

-저녁: 항공편으로 치앙마이 (에어아시아)



세 번째 찾은 방콕

방콕에 돌아왔다. 2002년 내가 생전 처음 와본 외국 땅이 이곳 방콕이었고, 2007년에는 아내와 둘이 다시 찾아왔던 곳, 이제 2012년에는 딸과 둘이서 오게 되었다. 방콕, 그것도 카오산 거리에 오니 십 년 전 첫 해외여행의 설레었던 느낌이 살아났다. 파타야에서 버스로 들어와서, 비행기 타고 치앙마이로 떠나기까지, 3박 4일간의 방콕 이야기들을 풀어보려 한다.

택시 타고 들어가는 방콕 시내

게스트하우스에서 묵다

여행자 거리인 카오산, 그 거리에서 몇 안 되는 수영장 딸린 게스트하우스를 잡았다. New Siam 2 Guesthouse란 곳인데, 현재까지 운영 중인지는 모르겠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웠다. 1000밧 안 되는 가격에(당시 환율로 3만 3천 원) 게스트하우스로서 필요한 건 다 갖추고 있었다. 물론 객실 상태 등은 딱 가격 수준만큼이었다, 3만 원 내고 30만 원짜리 기준을 들이대면 곤란하겠지. 무엇보다 숙소 1층에 수영장이 있는데 뭐 다들 여기저기 여행 다니기 바쁜지 수영장은 그리 붐비지 않아 마음껏 이용했다. 아이와 함께 여행을 다니니 반드시 고려해야 했던 것 중 하나이다.

수영장 @ New Siam II

수영장을 바라보는 자리에 식당 겸 매점이 있는데, 아이와 함께 멀리 나가기 힘들 때 아주 유용하게 이용했다. 아침식사가 숙박비에 불포함인데도 어디 나가서 찾기 싫어 매일 아침 숙소에서 먹었다. 뷔페는 아니고 주문식인데 메뉴에서 'big breakfast'란 놈을 시키면(80밧) 토스트에 계란, 베이컨, 커피가 딸려 나오길래 하나 시켜 아이와 나누어 먹으니 대충 괜찮았다. 아이에게는 과일 셰이크(40~50밧) 하나 더 시켜주었고.


식당이든 매점이든 세탁소든 여행사든, 밖에 나가 발품 팔면 더 싸게 구할 수 있는 동네지만 귀찮을 때 안에서 해결해도 크게 비싸지는 않으니 참 편리했다. 화장실에 개미가 조금 출몰했으나 심각하지는 않아 다행이었다. 우리 아이 또래 아이 둘 데리고 온 한국인 가족도 만나서 더 반가웠다.


 

'Big breakfast' @ New Siam II


암파와 반일 투어: 기찻길 시장, 암파와 수상시장, 반딧불 투어

카오산의 한인 여행사 통해서 암파와 반일 투어를 다녀왔다. (1인 650밧, 어른 아이 동일) 처음에는 여행사 통하지 않고 직접 찾아갈까 싶어 알아봤으나, 반딧불 투어까지 마치고 캄캄한 밤에 아이 데리고 돌아오기가, 그것도 시골(?) 동네에서 대중교통으로 방콕까지 돌아 올 생각을 하니 자신이 없어졌다. 이 투어는 투어라고 하지만 교통수단만 제공할 뿐 특별히 가이드하는 건 없고, 풀어놓고 알아서 몇 시까지 모이라는 가이드만 해준다. 밥도 알아서 시간 내에 사 먹고 오는 방식.

 

1) 기찻길 시장

흔히 '위험한 기찻길 시장'이라 소개되는 곳으로써, 진짜 기차가 다니는 철길에 시장이 자리 잡았다. 기차가 자주 다니지는 않지만. 기차 들어올 시간이 되면 상인들이 분주히 물건과 천막을 정리하고 철길 양 옆으로 물러선다. 어디서도 볼 수 없는 신기한 구경거리인 것 같다. 아이들도 당연히 신기해한다. 다만 기차가 속도는 느리더라도 커다란 차체가 땅을 흔들며 지나가는 게 충분히 위협적이니, 가시는 분들은 신기한 구경도 좋지만 안전에도 유의하시길.

 

기찻길 시장

2) 암파와 수상시장

주말(금토일)에만 열리는 시장이다. 암파와 운하를 따라 물가의 상점뿐 아니라 '물 위'에 배를 띄우고도 장사를 하는 수상시장이다. 흔히 사진에서 보는, 보트끼리 잔뜩 엉켜 있는 곳은 이곳이 아니라 담넌 싸두억 수상시장의 모습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는 이곳이 현지인이 더 많이 찾는 곳이라는 점과, 반딧불 투어까지 같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끌렸다. 사람이 인산인해를 이루어서 아이와 걸어 다니기 만만치 않았다. 시장이긴 하지만 쇼핑은 달랑 냉장고 자석 하나 샀고, 시원한 과일 아이스크림 파는 곳에서 아이와 쉬었다. 코코넛 아이스크림과 망고 아이스크림을 하나씩 먹었는데 진짜 과육이 씹혀서 기분 좋았다. 한국에서는 쉽게 못 누릴 호사이다. 시장 곳곳에 크고 작은 식당마다 새우, 조개 등 해산물 위주로 음식을 팔고 있었다. 딸이 해산물을 몹시 싫어해서 나는 못 먹었지만 가는 분들은 충분히 즐기고 오시길.

암파와 수상시장


해산물 파는 '수상' 가게


과육이 씹히는 아이스크림 가게 @ 암파와 수상시장


3) 반딧불 투어

식사 후 모여서 해가 넘어갈 무렵 긴꼬리배를 타고 출발했다. 운하를 따라 조금 나가면 넓은 강이 나오고 그때쯤에는 어둠이 깔린다. 숲이 우거진 강변이 나타나면 엔진을 끄고 조용히 강변에 접근한다. 처음에는 한 두 마리씩만 보여 겨우 이게 끝인가 애가 타는데, 나중에는 수십 마리가 모여 크리스마스트리처럼 보이는 곳도 있었다. 아쉽게도 반딧불이 떼 지어 날아다니는 것까지는 못 봤지만, 처음 보는 반딧불에 아이는 물론 신나 했고 나 역시 한국에서도 반딧불이는 거의 못 보고 산 서울촌놈인지라 신기했다. 참고로 사진은 없다. 반딧불 불빛이 약해 흔들리는 배 위에서 카메라로 담기는 불가능하다는.

암파와, 강변의 석양



카우만 까이 (닭고기 덮밥)

태국여행 전문 사이트인 태사랑의 지도에 나온 식당인데, 숙소 바로 근처라 가봤다. 카우만 까이는 삶은 닭고기를 밥에 얹어주는 음식인데, 식당 한쪽에 잘 보이는 곳에다 삶은 닭을 매달아 두고 그때그때 잘라서 밥에 얹어 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다.(40밧) 특별히 자극적인 양념을 하지 않아도 담백한 맛이 좋았다. 특히 아이가 무척 좋아한 음식- 닭고기뿐 아니라 팍치(한국말로는 고수) 띄운 국물까지도! 아이는 나중에 다른 식당에서도 카우만 까이를 한번 더 먹더니, 한국에 와서도 한동안은 카우만 까이 타령이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이것을 파는 태국 식당을 찾기가 거의 불가능했다는 후일담) 식당 이름이 그냥 카우만 까이(Khao Mun Kai)인데, 파아팃 거리(카오산에서 강변 쪽으로 파수멘 요새 있는 거리)에서 삔까오 다리 가기 전에 있었다.

카우만 까이, 닭고기 덮밥
삶은 닭을 매달아 둔 카우만 까이 전문 식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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