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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ost in Translation Feb 12. 2018

평창의 거대한 인형들을 제작한 뉴욕 브루클린의 예술가

사라 로피노, 2018년 2월 9일, 아트넷 뉴스


지난 금요일 한국 평창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개막식을 시청하던 지구촌 수억 명의 시청자들은 신화 속에 나올 법한 상상의 동물, 호랑이나 새, 그리고 용들로부터 환영 인사를 받았다. 아마도 이건 역사상 가장 많은 사람들이 본 인형극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뉴욕 브루클린에서 활동하는 인형 디자이너 니콜라스 마혼(Nocholas Mahon)에게 이 5분짜리 인형극 공연은 1년 동안 걸린 아주 고된 작업이었다. 


7,800만 달러가 들어간 평창의 임시 경기장 안에서 공연 관련 자원봉사자 100명이 생기를 불어넣어 크고 작은 85개의 인형들을 소생시켰다. 2시간 동안 진행된 개막식에서 인형은 서두에 등장했는데, 한국의 어린 아동 5명이 나와서 한반도의 역사를 배우고 평화의 참된 의미를 배우는 장면이었다. 집에서 시청하는 시청자들뿐 아니라, 경기장에 있었던 관중 3만 5천 명이 영하 온도에서 이 장면을 직접 지켜봤다.



캐나다 출생의 마혼은 개막식 인형극에 참여한 수많은 창의적 예술가들 가운데 한 명이다. 그는 브루클린에 위치한 자신의 아파트 내 조그마한 한쪽 구석에서 기념비적인 인형들을 디자인, 제작, 그리고 활성화까지 여러 단계를 두루두루 진행했다. 마혼은 약 1년 전쯤에 이 작업에 합류했다. 직접 연필로 인형을 스케치한 한국의 디자이너들은 마혼에게 도면을 보내면서, 나중에 뉴욕에 있는 그가 인형들을 부활시키기를 바랐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제 역할은 먼저 드로잉을 자세히 살펴본 후, 종이 위에 표현된 선들을 실생활에서 적절하게 해석하고, 인형들의 제작 방식을 알아내는 일이었습니다."라고 마혼은 아트넷 뉴스에게 말한다. "관절은 어떻게 움직여야 하는지, 인형은 어떻게 작동이 되어야 하는지 등, 재료를 가지고 정답을 유추하는 건 중요한 일입니다. 인형 제작을 관통하는 철학이 있다면, 그것은 무생물에게 당신의 영혼을 잠시 빌려줌으로써 결국 그것이 살아 움직이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인형들은 폼 외장재를 덧댄 알루미늄 뼈대로 만들어졌고, 거기에다 손수 만든 한지를 덧붙여 완성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한국의 전통 및 현대적인 직물 기술이 들어갔지만, 인형 자체로만 봤을 때는 말레이시아 팀이 여러 달 동안 조립 공정을 맡았다.


개막식에 등장한 기념비적인 캐릭터들은, 몇몇은 길이가 무려 15피트(약 4미터)나 되는데, 예를 들어서 동물들이나 한국 고유의 신화에 등장하는 용, 인면조, 거대한 백호(white-tiger)로 구성되었다. 한국의 전통화가 인형의 드로잉 및 설계 과정에서 깊은 영향을 끼쳤다. "우리는 그 희미한 붓놀림을 회화에서 떼어내어, 3차원적 폼 형태로 변환했고, 여기에 호랑이의 움직임을 더했습니다."라고 마혼은 얘기한다.



실제로 개막식에서는 6명으로 구성된 한 팀이 오로지 호랑이 한 마리에만 달라붙어 작동을 담당했는데, 그들 대다수는 인형을 가지고 공연을 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왜냐하면 올림픽 개막식은 실로 엄청난 규모를 자랑하고 있어서 행사 담당자들도 본의 아니게 무대 위로 올라가 공연을 담당하는 자원봉사자로 변신해야만 했다. "이번 경우에는 수많은 학생들과 군인들이었어요."라고 마혼은 답한다. 그는 또한 자원봉사자들에게 인형 안으로 들어가서 움직이는 방법을 알려주었다.


"나는 그들에게 이것들을 가지고 재미있게 놀기를 바랐고, 그 과정에서 자신들 스스로가 어떤 것을 발견해 주기를 요청했습니다."라고 그는 덧붙여 말한다. "놀이는 연습에서 엄청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The Life of Professional Puppet Designer


그렇다면 그는 과연 어떻게 해서 전문 인형 제작자가 되었을까? 니콜라스 마혼은 퀘벡 주에 위치한 한 조그마한 마을에서 태어났고, 전 세대에 태어난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그도 역시 만화 [시세미 스트리트(Sesame Street)]을 보면서 자랐다. "주변에 문화적으로 저를 자극시킬 만한 게 별로 없었어요. 하지만 시세미 스트리트는 우리 집 거실에 처음으로 문화가 무엇인지를 알려주었고, 그로 인해서 저는 인형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라고 그는 당시를 회고한다.


하지만 마혼은 20대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인형 제작을 전문적으로 할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대학에서 예술과 애니메이션, 그리고 무대 디자인을 전공한 마혼은 졸업 후에 미국 서부 포틀랜드에서 인형극 대가로 명성이 높았던 마이클 커리(Michael Curry)를 만났고, 둘은 서로의 공적 관계를 발전시켰다. 커리는 자신의 작업실로 그를 초대했다. 마혼은 거기서 10년 동안 지내면서 일을 두루두루 익혔고, 그 후에는 뉴욕에서 프리랜서로 활동을 하며 짐 헨슨 컴패니(Jim Henson Company)나 블루 맨 그룹(Blue Man Group)을 고객으로 두었다.


"인형에 대하여 가장 좋은 점은 스스로 위대한 조각가가 될 수 있다는 것이고요, 하지만 이와 화가가 되어야 하고, 바느질도 해야 하며, 기계나 재료도 알아야 하고, 심지어, 당신은 배우가 되어야 해요. 당신만의 이야기를 생각해야 하거든요."라고 마혼은 말한다.


2015년에 커리는 마혼에게 아제르바이잔 수도인 바쿠에서 개최되는 유로피언 게임(European Games)의 예술감독이 되어 달라고 부탁했다. 이 행사 덕분에 그는 국제 행사에 첫 발을 내디뎠다. 바쿠 뿐 아니라 2016년의 아부다비의 [국모 페스티벌(Mother of the Nation Festival]에도 참여했다.

  


전 세계의 시청자들의 눈길을 단번에 사로잡는 행사를 기획하는 과정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당신은 동시에 두 부류의 사람들을 대해야 합니다. 하나는, 경기장에 모인 1만 명 이상의 관중이고요. 나머지 하나는, 멀리 떨어져 있어서 TV로 시청할 수밖에 없는 수백만 명의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아이디어 구상과 소통, 그리고 이동과 관련된 각기 다른 방법을 추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 직업은 그렇게 감상적이지는 않다. 임시로 건립된 평창 올림픽 경기장처럼, 파손되기까지 총 4번만 대중에게 등장하는 인형들의 운명은 어둡고 암담할 뿐이다. 때로 행사에 사용되었던 인형들이나 소품들은 타 이벤트에 재사용되거나, 박물관에 전시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품들은 행사가 끝나면 저장고에 실려갈 뿐이다.


"어느 정도는 고통스럽죠."라고 마혼은 대답한다. "인형을 제작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영혼을 이것들에게 잠시 부여하기 때문에, 상자에 인형을 넣어 두는 일은 그 영혼에게 있어 매우 답답한 일일 겁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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