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계약의 역사] 7편: 글로벌 경쟁

도전: 국제 조달 시장으로

by 조민우

1990년대 이후, 세계 경제는 국경을 넘어 하나의 거대한 시장으로 통합되기 시작했습니다. 수출 주도형 성장을 이뤄낸 대한민국 역시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제사회와 경제 협력을 강화해야 했습니다. 이는 공공계약의 영역에도 중대한 변화를 요구했습니다. 과거의 공공계약이 '국내 산업 육성'이라는 보호주의적 가치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제는 **‘개방’**과 **‘공정 경쟁’**이라는 새로운 원칙을 수용해야 했습니다.


이러한 시대적 흐름 속에서 한국은 1994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1997년 **정부조달협정(GPA, Government Procurement Agreement)**에 서명하며 공공조달 시장을 국제사회에 개방하기 시작했습니다. GPA는 회원국들의 정부 조달 시장을 상호 개방하여 국적에 따른 차별 없이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다자간 협정입니다. 이 협정은 단순한 경제적 개방을 넘어, 각국이 자국의 조달 관련 법규와 절차를 투명하고 합리적인 국제 표준에 맞추도록 유도했습니다.


특히, 국제 입찰에서 발생하는 국가별 세제 차이를 극복하기 위한 구체적인 규정들이 마련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추정가격’은 모든 국가의 부가가치세(VAT) 세율이 다르기 때문에, 이를 제외한 금액으로 법령에 명시되었습니다. 이는 전 세계 기업들이 동일한 기준으로 가격을 비교하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하는 필수적인 조치였습니다.


GPA 가입은 한국 공공조달 역사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습니다. 첫째, 국내 기업들은 회원국들의 거대한 공공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얻었고, 동시에 해외 기업들과 국내 시장에서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이는 국내 기업들이 가격, 품질, 기술력 면에서 국제 경쟁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둘째, WTO 협정의 기본 원칙인 투명성, 비차별성 등을 공공계약 제도에 깊이 내재화함으로써, 기존의 국내 법규를 국제 표준에 맞춰 선진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결론적으로, GPA 가입은 공공계약의 지평을 한반도에서 세계로 확장시켰습니다. 이는 공공계약이 더 이상 한 국가의 내부 문제에 머물지 않고, 세계 시장의 경쟁과 투명성 원칙이 적용되는 글로벌 영역으로 도약했음을 의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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