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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유 Jun 27. 2024

어느 날 문득 달라진 심장 박동

내가 내일 죽는다고 해도 나는 오늘 이렇게 살 것인가?



당신은 죽음에 대해 얼마나 자주 떠올리는가?

신기하게도 이상하게도 최근 한 두 달 새에 내게 죽음을 각성하게 하는 사건이 겹쳐 일어났다.


'무엇이 인간의 삶을 의미 있게 하는가, 죽음을 생각할 때 삶이 깊어진다.'

정말 이 문장대로 라면 나는 죽음에 대해 더 깊이 사색하고 빠져보기로 했다. 죽음의 바다에서 다시금 내 삶을, 내 삶의 의미를 건져 올려 보고 싶다.



시작합니다.

<메멘토 모리, 죽음에 관하여>






에피소드 1.

어느 날 문득 달라진 심장 박동



평소처럼 일을 하던 어느 날, 뭔지 모를 찌르르하는 진동이 느껴졌다.


'핸드폰 진동인가?'

그렇다기엔 너무 미미한 진동이다.


다시 한번 찌르르 진동이 느껴진다.

'어디서 나는 진동이지?'


몇십 초 간격으로 반복되는 찌르르하는 진동에 조금은 겁이 난 나는 다급히 손을 내 가슴팍에 짚었다.


'여긴가?'

아니었다.


다른 곳으로 손을 옮겨 짚었다.

'여긴가?'

또 아니었다.


아무리 내 가슴팍에 손을 이리저리 짚어봐도 진동의 출처를 찾을 수는 없었다.

그리고 그렇게 찌르르하는 진동은 사라져 버렸다.


'다행이다'




그런데 이 왠지 모를 이 불쾌한 느낌은 날 다시 찾아왔다.

심장이 아프거나 호흡이 가쁘지도 않았다. 몸에 무리가 되지도 않았다.


'나는 요새 오히려 운동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왜지? 이 느낌은 대체 뭐지?'

살짝 억울하기도 했다.


'하지만 뭐 아픈 게 아니니까, 괜찮을 거야'

당장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하며 넘겼다.





이 미묘한 불쾌한 진동은 하루에도 네다섯 번씩 나를 찾아왔다. 그렇게 내 머릿속에서 이 질문이 시작됐다.




내가 내일 죽는다고 해도 나는 오늘 이렇게 살 것인가?




'안전 과민증 아닌가?' 싶을 수 있지만, 사실 나는 경미한 심장 혈류 역류가 있다. 내가 태어났을 때 심장이 조금 약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고, 유난히 혈액순환이 안 돼서 손발이 찬 편인데 그 이유가 심장의 판막이 덜 닫혀서 생기는 경미한 역류 때문이라는 걸 작년 건강검진에서야 알게 됐다.



내 증상에 대해 검색해보니 부정맥 증상과 비슷해 보였다.

부정맥의 무서움에 대해 안채로 다시 이 찌르르한 느낌을 다시 바라보니 덜컥 겁이 났다.


"나 이러다 갑자기 죽으면 어쩌지?"

생명을 관장하는 심장이기에 더 그랬다.



우리 모두가 언젠가 죽는다는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고 있지만 그것이 내 일이 될 거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먼 훗날, 그래 정말 먼 훗날, 나이를 먹다 보면 우리는 언젠간 노쇠하고 아프고 죽게 되겠지'. 이렇게 먼 훗날로 우리의 죽음을 보내버리고, 마치 지금은 죽음이라는 건 없는 것처럼 행동한다. 사실 죽음은 언제고 내 문턱을 넘을 수 있는데.



바쁜 일상 속에 파묻혀 살다 보면 죽음에 대해 떠올리기란 쉽지 않다. 특히나 나이가 어리고, 건강하고, 바쁜 하루를 보낼수록. 오늘 하루를 살아내기에 급급하니까.



하지만 나는 이 귀중한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다.

아마 올해 나에게 중요한 화두이자 크나큰 질문이 될 것 같다.


내가 내일 죽는다고 해도 나는 오늘 이렇게 살 것인가?
내가 일 년 뒤, 아니 한 달 뒤에 죽는다면 나는 오늘 무엇을 할 것인가?


과연 나는 나만의 답을 찾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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