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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셈트 Feb 19. 2024

스물셋에 구글맵에 찍어둔 도시를 10년 만에 직접 갔다

온 우주가 응원할 때는 떠나는 게 상책


나이를 한 살씩 먹어가며 깨달은 것 중 한 가지는 '여행은 기회가 왔을 때 주저 없이 가야 한다'는 것.

이리저리 고민하다 보면 여행이 부담스러워지게 된다. 

'내가 지금 여행을 갈 때인가..' 싶어 그만두게 되기도 한다. 


지난해 나는 다니던 직장 3년 차였고, 리프레시 휴가가 주어져 8월 말부터 1주일간 휴가를 갈 수 있었다. 

어차피 사용할 연차와 지원금은 나를 회사에 묶어두려는 수단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나는 가야 했다.

타이트하고 하루의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하는 프로젝트도 마침 그즈음 큰 건들이 마무리되고, 여행에 더할 나위 없는 계절이 아닌가! 

깔끔하게 9월 1일부터 몇 개의 연차와 주말을 더해 9박 10의 여행을 계획했고, 주저 없이 선택한 도시는 덴마크의 수도 코펜하겐.


이 여행에는 두 가지 큰 의미가 있다. 

1. 내 인생 최초 처음부터 끝까지 혼자 하는 여행

2. 20대 대학시절부터 마음에 품어온 코펜하겐을 드디어 가본다는 것.


결혼 후 1주년도 되기 전 남편을 두고 혼자 간다는 게 마음이 쓰였지만 시간 맞추기도 어려울뿐더러 무엇보다 내 마음이 확고했다. '나 이거 꼭 가야 해' 마음에서 내가 나에게 말하는 것 같았다.


왜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인생 첫 홀로 여행을 가?

나는 여행 갈 도시를 고를 때 내 일상에서 영감을 받는 편이다. 좋아하는 브랜드, 음식, 날씨, 아티스트 등등..

여행을 결심하게 된, 심지어 인생 첫 완전 홀로 여행지로 꼽은 건 그간 쌓인 좋아하는 것들에서였다. 

프라마, 앤 트레디션, 커피콜렉티브, 덴마크식 아침식사, 운하, 미술관, 에디션덴마크 등.. 내 삶에 자연스럽게 취향으로 잡리잡은 것들이 덴마크 코펜하겐과 연결되어 있었다.  


'행복지수 1위의 나라'

덴마크에 필수 수식어로 붙는 말이다. 

최근에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나는 대학 졸업 후 몇 차례 유학을 준비했었고, 두 번의 합격통지서를 얻게 해 준 포트폴리오의 주제는 'Beauty Drives Happiness'였다. 

궁극적으로는 행복을 늘 좇고 있었던 것이었다. 지금 내 현실이 어떠냐에 상관없이 그래왔다. 그저 그런 느낌을 추구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최근 나의 5년을 정리하다 보니 명확해졌다. 

그런 나라의 수도를 가서 사람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문화와 생활에 잠시나마 녹아들어 보고 싶었다. '성덕'이 되기 위해서는 가까이 가야 하는 것.


나의 오랜 위시리스트에 코펜하겐이 이름을 올리게 된 건 다름 아닌 한 도시재생프로젝트 때문이었다. 

20대 대학시절 나는 프로덕트 디자인을 공부하고 있었고, 한 수업에서 도시를 위한 디자인에 대해 사례 발표를 한 적이 있다. 그때 나는 코펜하겐의 '수페르킬렌'에 대해 알게 되었다. 

코펜하겐 뇌레브로 지역은 악명 높은 빈민가 이자 마약으로 쇠퇴한 구역이었는데, 수페르킬른 프로젝트로 완전히 다시 태어났다. (궁금하다면 이 링크를 참고 https://www.iknowhere.co.kr/magazine/30580) 도시재생 프로젝트를 한국에서 성공하는 사례를 크게 본 적 없었던 때라 너무 흥미로웠고, 꼭 가보고 싶었다. 

무엇보다 디자인의 나라 아닌가! 


이제 도시와 시기를 정했으니 나만의 여행으로 잘 쌓아 올리는 일만 남았다.

온전히 내 방식대로 여행의 콘셉트를 정하고 스폿을 찾고 일정 정하는 것, 그리고 나에게 가장 중요한 숙소를 정해 여행준비를 한다. 

누구보다 여행에서 기록이 중요한 나에게 홀로 집중할 수 있는 자유시간은 여행에 대한 설렘을 더한

'사진 찍으러 여행 간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나의 첫 홀로 여행.

나날이 쌓인 스트레스에 메마른 낭만과 로망을 일깨우러 떠나는 파워 J의 각종 수단을 동원한 여행을 기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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