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왼쪽 귀 바로 밑 턱끝이 아팠다. 찌릿찌릿 간헐적으로 통증이 왔고 이틀간 증상이 지속되다가 조금 호전되는 듯해서 괜찮아졌나 했는데 오늘도 욱신욱신 아팠다. 산책하다 말고 스트레칭도 하고 귀를 잡아당기며 마사지도 해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병원에 갔다.
턱 엑스레이도 찍고 구강 검사도 하고 이것저것 체크도 했다. 결과는 근육통 같은 거였다. 의사 말이 턱관절도 많이 사용하면 염증이 생기고 부어서 그 과정에서 찌릿하고 욱신거렸을 거라 했다. 나는 특별히 딱딱한 걸 많이 씹거나 요 근래 턱을 많이 사용하지 않아서 억울했다. 내가 잘 때 이를 갈거나 긴장하고 스트레스받으면 이를 앙 다무는 습관이 악영향을 미쳤을 거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래 또 스트레스가 원인이다. 작년에 갑상선암에 걸렸을 때도 별다른 이유를 찾지 못해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렸었다. 원인이 다양하거나 복합적이거나 딱히 원인 불명일 경우 스트레스로 귀결된다. 마치 이혼의 사유가 하나같이 성격차이인 것처럼 말이다. 스트레스도 어쩔 때 보면 억울할 것 같다. 혹시 진짜 다른 데 이유가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스트레스로 결론 내 버린 건 아닐까. 스트레스라는 단어가 없었다면 그때는 또 누구 탓을 했을까.
아무튼 나는 스트레스로 인해 턱 통증을 앓다가 물리치료와 매일 아침저녁으로 온찜질과 약 복용을 하며 상황이 호전되었다. 나이가 드니 뜬금없는 데가 다 고장이 난다.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는 새로운 스트레스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