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완연한 봄이다. 그럼에도 아직 쌀쌀하다. 우리 집은 아직도 전기장판을 켜고 집에서 두꺼운 옷을 입고 있다. 어제 미팅이 있어 오랜만에 외출을 했고 쌀쌀해진 날씨 탓에 털 옷을 입고 나갔다. 그런데 오늘은 더워졌다.
혹자는 겨울옷 정리를 식목일에는 해야 된다고 말했다. 섣불리 하면 다시 꺼내야 한다고 미루고 미뤄 식목일까지는 참았다가 정리하라고 한 말인데 이제 식목일이 아니라 어린이날까지로 연기해야 될 듯하다.
패딩과 반팔 어딘가 그 사이 사람들이 무슨 옷을 입을지 눈치 보게 만든다. 봄, 가을은 온전한 절기가 아니라 환절기인 것 같다. 온전한 계절로 받아들이기에는 그들의 입지가 애매해졌다. 여름과 겨울이 또렷한 계절이라면 봄과 가을은 스쳐 지나가는 환절기가 돼버렸다.
오늘은 반팔에 패딩털바지를 입는 이상한 패션으로 산책을 했다. 이 환절기는 나를 패션 테러리스트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