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eanne May 14. 2024

제품 체험을 통한
브랜딩과 구매전환 액션

MUJI Hotel GInza Review

여러 매체를 통해 글로만 배웠던 무지 호텔 긴자점에 다녀왔습니다. 운이 좋게 취소된 방을 잡는 바람에 2박을 하게 되었어요. (이상하게도 공홈이나 부킹닷컴에서 1박씩만 예약 가능하고 연박은 거의 불가능하더라구요)

호텔은 로비를 통해 Flagship store와 연결되어 있었는데 체크아웃하는 손님들을 보니 스토어에서 러기지까지 구매해서 물건을 쓸어담아 가는 모습도 보입니다. 서양인들이었는데 아무래도 유럽이나 미국에는 많이 진출해 있지 않기 때문일까요? 여튼 호텔 숙박기를 공유해 보겠습니다. 

긴자 노른자 땅에 위치하고 있어 주변 쇼핑이나 즐길거리도 넘쳐납니다. 입구 옆이 바로 기계식 주차장이라 브랜딩이 아쉬운..
일단 들어서면 무지만의 떡갈나무(화이트 오크)한 감성으로 가득

6층 리셉션에서 체크인을 하고 키를 받아야 Guest room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룸으로 향하는 코너에도 일본정원을 상징하는 듯한 식물과 돌이 놓여있네요. 

제가 묵게 된 방은 더블베드룸이었는데 굉장히 세로로 길쭉한 구조였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옷장, 간이 세면대와 화장실/샤워, 커피&티 트롤리를 지나 책상이 전면으로 보입니다. 여기서 한번 시각적으로 이 길쭉한 방을 끊어주고 그 너머로 침대와 서재, 창문을 등지고 소파를 배치한 구조예요. 아무래도 도쿄의 비싼 땅값을 감안하여 지어진 구조이겠죠?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나무를 사용한 방향도 그렇고 방의 구조도 위로 쭉쭉 뻗는 길쭉한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는데 좁은 평수를 생각하면 가장 넓어보이는 구조를 선택한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즘 한국 고급 오피스텔도 평수가 좁은 경우 원룸을 이런식으로 구조를 뽑는 거 같아요.

여행기간 중 하루는 원격으로 근무하게 되었는데 이 구조가 답답함을 덜 느끼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보통 호텔에 책상을 놓으면 벽을 보게끔 되어있는데 그게 엄청나게 답답한 느낌을 주는 데 반해 무지 호텔에서는 책상 너머에 침실공간과 책상이 있어서 시야가 확장되는 느낌이었어요. 하지만혼자 묵어서 문제가 없었지만 둘이 묵었다면 긴 복도를 지나다니면서 어깨를 부딪히고 다니지 않았을까 싶고 옷장까지 좀 거리가 멀어서 동선의 불편함은 존재합니다.

요즘 호텔 트렌드는 사람들이 자주 사용하지 않는 욕조를 없애고  방을 넓게 뽑는 편인데 일본에서는 아무래도 목욕문화가 중요한 만큼 욕조를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벙커룸은 모르겠군요) 어메니티에도 입욕제를 구비해두어서 체험해볼 수 있도록 만들었네요. 



무지가 이 비싼 긴자에 호텔을 낸 이유, 아마도 제품 체험을 통한 브랜딩과 구매 전환이 아닐까 싶은데요. 그래서인지 호텔은 무지 제품으로 꽉꽉 채워져서 무지의, 무지에 의한, 무지를 위한 경험의 공간으로 꾸며져 있습니다. 무지의 가구와 가전은 물론, 생활 전반의 제품을 생산하는 만큼 음료, 스낵, 필기구, 화장품, 슬리퍼까지 모두 무지의 제품으로 채워져있고 파자마와 수건 정도를 제외하면 소모품은 모두 가져갈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경험하면 구매할 것이다라는 확신에 가까운 신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 점이 이전 직장에서 가장 아쉬웠던 부분이었기 때문에 한없이 부러웠는데요. 

실험을 통해 구독 체험 2주와 월구독 플랜을 제거한 뒤 오히려 매출과 리텐션이 올랐기 때문에 그런 결정을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그 때문에 우리 유저의 저변을 넓히지 못하고 원래의 팬층, 원래 구매할 사람들의 전환율만 높였을 뿐 온라인 학습의 저변을 넓히지는 못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품에 자신이 있으면 이런 방식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체험하고 구매할 수 있게 다른 모델을 생각해볼 수도 있지 않았나 아직도 개인적으로는 아쉬움이 남는 결정입니다. 

룸 안에 비치된 태블릿을 통해 커튼을 치거나 온도를 조정하고 청소 옵션도 풀서비스, 그린 옵션 등 선택할 수 있습니다. 블루투스 연결도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다
여행 내내 꿀잠을 불렀던 침구, 비치된 스낵도 먹거나 가져갈 수 있는데 호텔 업계에서 스낵바를 점점 없애는 트렌드를 거스르는 과감한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빗, 칫솔치약, 화장품, 입욕제 등 어메니티도 모두 무지의 제품으로 꼭꼭 눌러 담았다
파자마는 가져가시면 안돼요
간접조명과 간결한 타이포로 꾸며진 엘리베이터 공간

예약한 이틀 중 하루는 아침식사가 포함되어 있어서 뷔페식 식당인 WA에서 식사를 체험했습니다. 

샐러드, 요거트, 베이컨&소세지, 스크램블드 에그처럼 일반적인 메뉴와 일본식 국과 밥, 생선구이, 해초류, 우동, 무지에서 제가 좋아하는 커리까지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제품들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있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맛도 좋아요!


흡연의 나라 일본답게 흡연실이 가는 곳마다 제공되고 있었고 화장실 사인도 귀엽게
화이트 오크(떡갈나무)로 만들어진 키카드

6층 리셉션은 무지 라운지를 통해 플래그십 스토어와 연결되어 있는데 특히 이곳에서는 미드센츄리 무지전이 전시되어 있어 구경하는 재미를 더했어요. 무지에서 살짝 아쉬울 수 있는 팝컬러를 미드 센츄리 가구들이 제시하고 있어 정말 판매하는 제품이라면 시각적 포인트를 위해 사고 싶을 정도의 아이템들이었어요. 그와 더불어 아시아에서 가장 먼저 근대성을 확보한 나라로써 일본이 가진 유산을 느낄 수 있어 재미있는 체험이었습니다. 한국의 현재는 누구보다 앞서있지만 미드 센츄리라 부를 만한 시기가 (많이 너그럽게 본다면 90년대?) 없었기 때문이겠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아래로 내려가면서 물건을 담고 2층에서 luggage 를 살 수 있어 아주 교활하게 설계된 동선 디자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ㅋㅋ 3층의 계산대에 긴좌를 시각화한 부처의 이미지가 아주 압도적이었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으로 담진 못했네요.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경험이었기에 기회가 되신다면 한번쯤 머물면서 무지 제품을 체험해보시기를 추천합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