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담자 P May 26. 2020

자작시 - 심리상담은 어쩌면 차(茶) 마시는 일

#심리상담 #내담자 #심리상담후기


상담은 어쩌면 차(茶) 마시는 일


14일이라는 시간 동안

힌 바구니 가득 모아진

일상의 이파리들을

정성껏 말리고 쪄서 상담실에 가져가


선생님과 함께

찻잎을 달이고 잘 우려내어

호로록호로록

따스한 한 잔을 나누는 50분


내가 준비한 이야기에

선생님의 마음이 더해져 더욱 깊어지는 차 맛


향긋한 한 모금에

마음이 햇살 가득 따뜻해지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차마 삼키기 힘들 만큼

쓴 맛일 때도 있지만


선생님은 늘 똑같이 말해

차 맛이 감동적이래

난 무슨 말인지 몰라서 갸웃거려

뭐가 감동인 걸까?


상담실을 나와 터벅터벅 걸으며

오늘 마신 차의

색과

향과

맛을 떠올려봐


그렇게 우리가 나눈 이야기를 되새기며

다시 2주를 살아가


상담은 어쩌면 차(茶) 마시는 일


아끼고 돌보지 않은 채

함부로

내려놓았던 마음을


상처 날새라 깨질세라

조심스레

달그락

매만지는 손길이

너무 고맙고 감사해서


이젠 익숙해졌다며

습관처럼 발걸음을 옮기기엔,

그 시간이 내게 너무나 특별해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