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시 - 심리상담은 어쩌면 차(茶) 마시는 일
#심리상담 #내담자 #심리상담후기
상담은 어쩌면 차(茶) 마시는 일
14일이라는 시간 동안
힌 바구니 가득 모아진
일상의 이파리들을
정성껏 말리고 쪄서 상담실에 가져가
선생님과 함께
찻잎을 달이고 잘 우려내어
호로록호로록
따스한 한 잔을 나누는 50분
내가 준비한 이야기에
선생님의 마음이 더해져 더욱 깊어지는 차 맛
향긋한 한 모금에
마음이 햇살 가득 따뜻해지는 날도 있고
어떤 날은 차마 삼키기 힘들 만큼
쓴 맛일 때도 있지만
선생님은 늘 똑같이 말해
차 맛이 감동적이래
난 무슨 말인지 몰라서 갸웃거려
뭐가 감동인 걸까?
상담실을 나와 터벅터벅 걸으며
오늘 마신 차의
색과
향과
맛을 떠올려봐
그렇게 우리가 나눈 이야기를 되새기며
다시 2주를 살아가
상담은 어쩌면 차(茶) 마시는 일
아끼고 돌보지 않은 채
함부로
탕
내려놓았던 마음을
상처 날새라 깨질세라
조심스레
달그락
매만지는 손길이
너무 고맙고 감사해서
이젠 익숙해졌다며
습관처럼 발걸음을 옮기기엔,
그 시간이 내게 너무나 특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