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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유리 Jan 03. 2024

프롤로그

미국 공무원에 대한 오해

어쩌다 주정부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하면 "공무원은 어떻게 되신 거예요? 시험도 봐야 하나요? 당연히 시민권자겠죠? 영어를 잘하시나 봐요."와 같은 질문을 종종 받는다. 한편으로 "미국 공무원 그거 별 볼 일 없지 않나? 우리 딸은 구글 다녀요 구글."과 같이 밑도 끝도 없는 폄하의 말을 늘어놓는다. 전자는 한국의 공무원 시험에서 비롯된 오해인 것 같고, 후자의 그분은 미국에서 일은 해보셨을지 의문이다.


사실 미국에서 공무원이 인기직종이 아닌 것은 맞다. 그래서 어쩌면 구글 다닌다는 따님을 두신 그분 말대로 미국에서 나고 자라 충분히 공부한 사람이 열심히 준비해 들어올 곳은 아니다. 그보다는 '적당한 업무강도와 나쁘지 않은 베네핏에 만족하는 사람이 커뮤니티를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 한 스푼 정도 더해 들어오는 곳'이라고 하면 딱 맞을 것 같다. 실제로 사회 초년생보다는 사기업을 다니다 워라밸을 찾아서 넘어오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한풀 꺾였다고는 하나, 한국 젊은 층들의 공무원 시험 열풍이 오히려 비정상적으로 느껴진다.


다시 돌아가, 입사 첫날, 내가 근무하게 될 층을 돌며 사람들과 인사하고 소개해 줄 때가 잊히지 않는다. '여기 미국 맞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중국, 타이완, 베트남, 필리핀, 인도 등 정말 여러 아시아계 이민자들이 있었다. 물론 그중에는 겉모습만 나와 비슷하지 여기서 자란 2세들도 드물지 않게 있었지만, 미국에 이민 온 지 3개월 차인 사람도 있었다.(이분은 10년 전 미국 유학 경험이 있고, 가족 전체가 영주권을 받은 상태로 이주를 준비하면서 지원을 시작했다고 한다.) 나와 비슷한 상황의 한국인 주부들이 어떻게 일을 시작해야 할지 막막해하고 있는데 반해, 이들은 서로 정보 교류도 활발히 하고 독려하는 분위기 속에서 정부조직에서 자기들만의 커뮤니티를 만들고 있었다.


첫날의 기억이 꽤나 인상 깊었는지, 가끔 그들이 점심시간에 삼삼오오 모여 모국어로 대화하는 게 은근히 부러웠는지, 정부조직에 한국 사람들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하던 찰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국인 그룹에 '혹시 미국 공무원 취업에 관심이 있는 분 있으신지' 글을 올렸다. 물론 회의적인 댓글(인터넷에 영어로 치면 다 나오는데 그것도 못 찾으면 미국에서 어떻게 일해요? 등)도 없진 않았지만 댓글로, 또 쪽지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 주어서 이 글을 시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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