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니 Oct 27. 2022

예를 들면,

예를 들면, 하루쯤 중력이 사라지는 날이 있는 거야.

극심한 우울증으로 막 투신한 부인이 땅에 곤두박질하기 직전 둥실 떠오르고, 죽음 힘을 다해 달아나던 세렝게티의 사슴이 목덜미를 물리려던 찰나 뒤쫓던 사자와 함께 둥실 떠오르고, 십 년째 방에만 틀어박힌 채 TV만 보던 몸무게가 260킬로그램에 육박하던 남자가 햄버거를 한입 베어 먹는 순간 둥실 떠오르고, 동점 상황에서 마지막 키커로 나선 축구선수가 페널티킥을 차던 순간에 축구공과 함께 둥실 떠오르고, 생애 처음으로 사랑하는 여자가 생긴 남자가 침대에 누워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여자를 안는 순간 꼭 껴안은 채로 두 사람이 함께 둥실 떠오르고, 아 이건 좀 슬픈 일이 될까.

여하튼 한날한시에 세상의 모든 것이 '둥실' 하고 떠오르는 거야. 해가 솟는 것처럼.

그러면 점점 멀어져 가는 땅을 보면서 쫓기듯 살아가는 일상에 치여 때로 속 좁게 굴었던 자신의 마음을 반성하며 하늘에서 다 같이 함성을 지르는 거지.

"할렐루야!"아니......

 "사랑해요!"라고.



이전 12화 언젠가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