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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오픈마이크

3.8 여성파업조직위

by 권영은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권영은 입니다.

개인적인 이야기부터 말씀드리자면,


전 학생이 아닌 지 오래되었고, 2030도 아닙니다. 그러나 영화관에서 낯선 아저씨 무릎에 앉아서 처음 불편함을 겪었던 일곱살의 기억이나 “여필세”(여자는 반드시 가늘고, 여려야한다!) 난 훈화말씀을 듣고 치마길이나 속옷 검사를 받는 등의 여자다움을 요구받았던 학생 때의 기억, 20대 때 숱한 성희롱의 기억이 여전합니다. 결혼과 임신 후 공고한 가부장제를 마주하는 건 현재 진행 중입니다.


평등한 조직에서 주체적으로 활동하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자 활동가에 들어선 지 꽤 되었지만, 평등한 세상을 만드는 건 녹록치 않습니다.

첫 시민단체 활동을 한 인권단체에선 성희롱을 당하였습니다. 문제를 해결한답시고 “떨어져 앉지 그랬어! 남녀의 차일뿐이다. 엄마처럼 참는 미덕을 길러라.” 권위적이고 성차별적으로 문제를 덮었습니다. 득달같이 저의 말을 옮기고, 문제를 덮던 이들은 여전히 인권이란 이름으로 활동을 하고 있더라구요. 10년 만에 마주쳤더니 그들은 까마득히 잊었고, 오랜만이라며, 술 한잔 하자 권하더군요. 저는 잊지 않고, 용서하지 않고, 사과받지 않았는데요!

한편, 결혼과 임신을 선택한 이상 함께 바꿔나갈 동지를 엄마들 사이에서 구하는 것도 녹록치 않았습니다. 내 안의 가부장이, 내재화된 구조적 차별이, 명예 남성이 서로를 흔들고, 안주하게 하니까요. “나를 가르치려 드냐. 문제는 알지만, 바꾸고싶지 않다.“며 공격하고 방어합니다.


제 일터의 이야기를 해보면, 반올림은 초일류기업이라는 삼성에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이 성차별과 안전의 위협속에 있는 문제를 오랫동안 접해왔습니다. 1차 오픈마이크가 열린 강남역 10번 출구에서 삼성전자노동조합 여성 대의원 우하경 님과 삼성전자직업병 피해자 정향숙 님은 과거에도 현재에도 여성노동자들은 손마디가 굽어 휘어가고, 허리디스크에 유산, 불임, 공항장애 등을 겪고있으며, 화학노출 사고를 당해 병에 걸려도 피해를 증명해 직업병으로 인정받기는 참으로 어려운 현실을 말하였습니다. 삼성을 비롯한 반도체 여성 노동자 산재가 ‘자본의 젠더폭력이자 여성살해’ 입니다! 

윤석열 정권과 삼성 등 자본이 함께 유지·강화하고 있는 가부장적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저임금-장시간 노동과 여성 및 소수자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현실을 바꾸어야 합니다.


오늘 이렇게 젠더폭력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에 구조적 성차별을 없애자는 자리에 서서 이야기를 공유하며, 나 자신을 위해서, 또 우리 모두를 위해서 우린 계속 말해야한다 싶습니다. 윤석열 퇴진만이 아니라 혐오와 배제의 문화, 정치를 비판하고 바꾸자는 목소리를 더 크게 만들어야겠습니다. 응원봉 흔들며, 지혜복 교사의 투쟁에도 함께하겠습니다.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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