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단체에서 활동하다 노동안전보건 분야의 시민단체에서 일한 지 1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대학교때부터 여성, 이주민, 북한 인권 등으로 자원활동과 인턴 활동을 한 것을 치면 꽤 오래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저를 인권운동가로 소개하기에는 걸맞지도 않습니다. 보통 인권활동가 라고 하지만, 그게 무언지 잘 모르는 이들도 많아 단체 이름을 대며 이 곳에서 일한다. 라고 말해버립니다.
제가 일하는 단체는 반도체 전자산업 노동자들의 건강과 인권을 향상시키는 활동을 합니다. 단체 이름을 간단히 치면 꽤 많은 활동이 검색됩니다. 단체에서 오늘 하루 무엇을 하고, 내 개인이 어떤 생각으로 이 자리에 있는지는 언론이나 외부에 드러나는 것으로 설명이 안 됩니다. 기획도 했다 교육도 하고 단체 살림을 꾸리기도 하고 선전 홍보 일도 하고 국내외 연대 활동을 하니 어떤 부서나 직책으로 설명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이런 어려움은 아이가 유치원에 가니 생기더라구요.
아이가
엄마의 직업은 뭐야?
라고 물으면 평등의 가치를 추구하면서 일상과 일터에서 정의롭과 의미있는 일에 행동해. 라고 하면 이해할까요. 선생님들은 보통은 좋은 일 하느라 바쁜 사람인데 회의를 참여하면 깐깐하고 무서운 사람으로 여길 것 같습니다. 그렇게 된 이유는 제 인권활동이 일터에서만 한정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생활에서도 육아에서도 유치원에서도 활동을 멈추지 않습니다.
브런치에 올릴 글은 이 부분에 주로 집중될 것 같네요.
일터에서의 가치를 일상에서는 어떻게 실천하고 어려움을 겪는지 또 어떻게 풀어나가는지를요. 돌봄, 육아, 경제, 휴가, 교육, 관계 등 키워드로 이야기를 꺼내볼 수도 있을 것 같고, 이슈별로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기후위기 키워드로 하면요.
최근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로 온 국민이 걱정에 휩싸여 있을 때, 저는 아이와 함께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간담회에 다녀왔습니다. 그간 아이와 함께 아기기후위기 소송을 하고, 기후정의 행동 행진을 하고 일상에서도 탄소중립을 위해 실천해오다 그림을 그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 간담회에 아이의 보호자로 참여한 것이죠. 단체 활동이었다면 반도체를 만들기 위해 쓰는 물과 공기의 오염, 생산 소비 지향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의 건강까지 다루었겠지요. 이젠 노동자를 넘어, 인간을 넘어 지구의 모든 생명체의 안전과 건강을 아이의 시선에서 이야기 하게 되었습니다. 간담회는 이후 정쟁에 휩싸였습니다. 아동들이 자신의 의사를 밝힐 권리가 보장받지 못하는 것을 목도했습니다. 감정의 소용돌이를 거치면서 결국엔 아동권에 대해 더 관심이 갔습니다.
정부가 성급하게 '만5세 입학'을 추진하려 했을 때는요.
제 아이의 입장에서 목소리를 냈습니다.
평소 어려워하던 선생님이 양육자의 목소리를 내달라 요청해 교육부 차관을 만났습니다. 피해자 곁에 선 활동가이다 당사자로서도 활동을 하니 또 다른 뿌듯함이 있었습니다. 안팎으로 열을 올리다보니 바쁘긴 합니다. 그 때면 좀 쉬어. 라는 짝꿍의 목소리도 들려옵니다. 불의를 보더라도 참고 쉬자라는 짝꿍의 말에 일상부터 바꾸어야지 라며 맞써기까지한 날이면 고단합니다. 그도 오늘 하루 치열히 보낸 활동가로 밤 11시 맥주 한 캔과 영상으로 쉬고 있는데 말입니다.
최근 세상을 떠난 평화활동가 윤지영 님이 남긴 일상의 글을 봤습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자리에 남겨진 글은 참 아름답고, 고마웠습니다. 직접 알진 못하지만 글로 그의 활동과 삶을 존경의 마음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저도 일상에서의 활동과 내면에서의 부딪힘과 그러면서 또 달라지는 삶을 글로 남겨보고 싶어졌습니다. 지친 몸과 마음으로 쇼파에 널부러져 영상을 보다 정리 안 된채 잠들기에는 제가 보낸 하루가 너무 소중하네요.참고하시라고 제가 쓴 글 몇 편과 제 관련 기사를 첨부합니다.
저는 이렇게 살아왔고 살고 있습니다.
삼성과 싸우다 결혼까지, 피로연도 농성장에서 < 사회 < 정민경 기자 - 미디어오늘 (mediatoday.co.kr)
[내 인생의 노래]아이유의 <가을 아침> - 주간경향 (khan.co.kr)
[포커스] 우리는 왜 8개월만에 공동육아를 포기했나 (hani.co.kr)
[보통의 기후위기⑦] 내 아이의 이름으로 '아기 기후 소송'에 나서다 - 경향신문 (khan.co.kr)
"만 5세 입학, 연말까지 공론화"…"당장 철회" (sbs.co.kr)
N개의 서울_구로동 공중정원 산책 [하나의 삶, 하나의 식물] 여덟 번째 인터뷰 권영은 님 : 네이버 포스트 (naver.com)
[언박싱] 이 주의 인물 : 권영은 - 참여와혁신 (laborplu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