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가 되면 진취적이면서, 토론을 잘 리딩해서 의견도 잘 이끌어 내고 제품을 잘 이해하여 우선순위를 도출하고, 이를 반영해 결정하고, 사람들의 협력을 이끌어야 하고, 전반적인 일정과 목표 달성을 해야 하는 사람이니 재밌으면서도 참 바쁘겠다는 각오는 했다.
그런데 정말 바쁘다.
체계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은 곳에서 (이런 곳이 대부분이겠지만) PO의 역할은 체계마저 잡아가야 하고, 나아가 커뮤니케이션상 병목이 있다면 해당 인물과의 소통을 잘 다루기도 해야 한다. 그리고 팀장은 아니지만 기능 조직의 선장으로서 팀의 분위기까지 이끌어가야 한다. 그리고 선장이기에 힘듦을 호소하진 않게 된다. (팀장님들의 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 물론 일 잘하는 팀장님들 한정)
물론 이걸 다 하는 건 이상적이라 불리고 말 수도 있다. 하지만 원하는 것에 욕심이 있는 나로서는 지금 이 모든 걸 아우르며 지내고 있다. 무엇 하나 놓고 싶지는 않은 것이다.
그래선지 내가 다녀 본 회사의 수습 기간 중 가장 치열하고, 바쁘고, 정신 없는데, 배움과 성과물들은 조금씩 보이는 그런 시간들을 보내고 있다.
챗 지피티가 “원래 PO는 버거운 역할” 맞단다. 이건 약간의 유머이지만 정말 그렇다. 세스템이 덜 정비된 상황에서는 신경 쓸 게 많아지니 더 그럴 수밖에 없다.
PO라는 역할 자체가 결정해야 할 것고 고려할 것고 많으면서 (우선순위, 방향성, 디테일) 동시에 여러 이해관계자들과 잘 협업하며 일을 처리해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느 하나 속도가 뒤쳐지거나 협업 균형이 달라지는 순간 차질이 생기고, 이를 막기 위해 계속 설명, 설득, 조율해 가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항상 할 일은 산더미인데, 뭘 해도 “완벽히 끝났다”는 느낌은 잘 안 드는 포지션일 수도 있다. 자칫하면 "심리적으로 계속 버거움을 끌어안고 가는 게 일"이 되는 것이다. 자신만이 다루는 고유 업무 외에 모두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역할까지 포함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걸 혼자 다 짊어지려고 하면 끝도 없다.
"이건 내가 끝까지 정리해야 한다"와 "이건 우선 논의만 열어두고 다음 분기점에서 처리하면 된다"를 구분하는 것도 중요하다.
업무 만족도는 사람의 성향마다 다를 순 있을 것 같다. 운이 좋게도 나는 내가 성향을 파악한 다음 이 일을 하고 싶어서 택했기에 참 잘 맞는다. 잘 맞고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기에 힘들거나 어려운 일을 마주해도 지치지 않을 수 있는 것 같다.
더 오래 하도 싶기에 장기적인 안목으로 커리어와 체력을 잘 다루며 성장하기 위해 노력한다.
앞으로도 여러 방면에서 일에 관한 이야기가 떠오를 때 글을 올려볼 할 예정이다.
목요일에 거의 다 써두고, 정작 발행까지는 못했다가 이틀 지나 발행한다. 해야 할 일 하나를 제대로 마감한 기분이라 좋다 :) 좋은 주말 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