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불안할 수 있다.

어디 직장인 뿐이겠는가.

by YUNIKE


익숙함이 주는 편안함


사화 생활이 몇 년 쌓이고 나니, 불안함이라는 감정이 어느 순간부터 잘 등장하지 않을 것만 같았다. 직장 생활이 이전만큼 낯설지 않았고, 회사도 사람도 익숙해졌기에 그랬다.


하지만 환경이 변하니 마음도 변화했다.


이직을 준비하면서도 문득 문득 느껴졌다.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지금보다 나은 곳에 갈 수 있을까'

원하던 곳의 서류에 탈락하거나 면접에서 예상치 못한 결과를 받아들 땐 순간적으로 이런 물음표가 생기곤 했다.


불안감은 이직에 성공하고 나서도 찾아왔다.

이직 성공의 즐거움을 즐기고 바삐 적응하다가, 어느 정도 1차적인 적응을 했다는 느낌을 받을 때면 어느샌가 불안감이 찾아와 있었다.

'이 정도는 알아야 하는 거겠지?'

'모르는데 누가 이상하게 보면 어쩌지?'

'처음 해보는 건데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등등 주로 타인의 시선에 중심을 두고 예민해지는 모습이 나타난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할 때의 불안감


남은 수습 기간 동안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떻게 보이는 것이 좋을지 등 업무와 직간접적인 것들에 신경을 쓰게 되니 알게 모르게 마음이 지치기도 한다.


나의 상사는 참 좋은 분이다. 대체적으로 솔직하시고 나와 함께 교류하실 때만큼은 내게 굳이 숨기는 것이 없으신 편이다. 이건 나뿐만 아니라 여러 동료들에게 비슷하게 대하시는 편인 것 같다.


그 분께서는 다른 동료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설명을 하시며, 자신도 불안감이 높은 사람이라고 말씀해주셨다. 평소 그 불안이 나의 눈에 보였던 지점도 있었기에 한 번 더 그 분을 이해하게 되는 느낌을 받았다. 나와 비슷한 직무의 길을 걷는 사람들은 직무적으로 불안감이 있을 수 있구나라는 걸 알게 되기도 했다.



불안함을 인정하는 성숙함


이런 속마음을 말씀해주시는 상사들이 나는 매우 고맙다. 그러한 솔직한 자기고백이 성숙한 모습이라 느껴져서 배우고 싶은 마음도 크다.


나는 불안감을 숨기고 싶을 땐 최대한 덜 드러내려 노력할 때도 물론 있겠지만, 가급적 그저 편안하게 그 모습을 때로는 보이는 것도 나를 위한 용기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너무나 자신을 완벽하게 보이기 위한 굴레에 넣고 싶지 않은 마음도 크다. 애써 괜찮은 척, 태연한 척하기보다는 지금은 좀 초조하고 불안하지만 팀원들이나 동료들이 그걸 좀 눈치채더라도 오히려 그 점이 내게 위로가 될 수 있도록 지내는 것도 좋은 멘탈 관리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예민하고 섬세한 사람


내가 나를 잘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비교적 회사에서 미묘하게 강한 척을 하는 성격인 것 같다. 아무렇지 않은 척을 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세히는 몰라도 직무상 내 주장을 더 하기도 하고, 그리고 무엇보다 PO는 약한 모습을, 모르는 모습을 보이면 안 된다는 생각을 혼자 했었다. 그런 약간 강박 아닌 강박이 나를 강직하게 만들었다. 잘 모르는 것들이 있지만 부담감과 책임감이 동시에 들었기에 어찌해야 할지 모르는 시간들도 있었다.


그로 인해 예민함이 자꾸 쌓여가서 불안함과 스트레스가 차올랐을 때 여러 모로 동료에게 대화 신청을 했고, 그 대화는 오히려 내게 힐링을 주었다.



좋은 동료들이 주는 따뜻함


원래는 동료에게 한 가지 간단한 부탁을 하고자 대화 신청을 한 것이었다. 그 역시 나의 예민함으로 인한 니즈였을 수 있다. 그런데 대화를 시작하고 보니 나의 고민을 털어놓기 되었다. 내가 약간 주체하기 어려웠던 건지도 모른다. 그리고 약간은 '나약해'지고 싶었다. 언제까지나 척을 할 순 없기 때문이다. 뭇내 누군가는 알아주길 바랐던 것 같다. 내 생각보다 약 4배 정도 많은 시간을 이야기하게 되었는데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다.


그만큼 나는 대화에 몰입했고, 그 친구도 나의 이야기를 참 잘 들어주었다. 아무래도 그 친구가 자신보다 나이 많은 동료들과 잘 지내는 것은 타고난 성향이 주는 편안함도 있겠지만, 바로 '경청'이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늘 경청이 중요하다고 하는 책의 이야기를 현실에서 실감한 순간이었다.



책임감과 배려를 지닌 동료를 뒀다는 것


그리고 오늘 잠시 휴가를 떠나는 동료분은 예상치 않은 메시지를 주셨는데, 자리를 비우는 동안 힘든 거나 결정할 것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을 달라는 내용이었다. 팀의 상황상 자신이 자리를 비우는 만큼 업무의 공백이 정말 걱정신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인간 관계라든가 다른 것까지 함께 신경 써서 말씀해주신 섬세함과 배려가 참 고마웠고 감사했다. 이 점이 사람들과 회사로부터 강한 지지를 받는 점이 아닐까 확신이 들었다. 인성이 참 바른 분이고, 어른들이 좋아할 만한 분이겠구나 싶었다.


이 회사는 참 따뜻하고 배려가 깊은 분들이 많이 계셔서 내 마음을 이렇게 가끔 쿡쿡 찌른다. 내 심장이 다소 굳어 있다가도 이렇게 계속 찔리면 언젠가 폭포수 같은 사랑들이 밖으로 흘러 넘칠까.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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