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괜찮지는 않지만, 그래도 신나고 명랑하게 살자.
눈먼 손으로
나는 삶을 만져 보았네.
그건 가시투성이였어.
가시투성이 삶의 온몸을 만지며
나는 미소 지었지.
이토록 가시가 많으니
곧 장미꽃이 피겠구나 하고.
장미와 가시 by 김승희
"모든 가시덤불 속에는 장미가 숨어 있다." - 칼릴 지브란
고통 속에 우린 어떤 기쁨을 피우는가? 당신의 가시는 어떤 장미를 피웠나요?
주말, 아들을 데리고 시내로 나갔다. 남편은 체력적으로 힘들어 집에 남았고, 나는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미술관으로 향했다. 유튜브에 중독되는 것보다 예술을 보여주고 싶었다. 물론 내 욕심이었다. 아이는 짜증을 냈고, 나는 분노를 삼키며 전시장을 훑었다. 그런데 그 짧은 순간, 그림 속 색채가 내게 속삭였다.
삶은 가시투성이, 하지만 색채는 삶은 아직 살아볼 만하다.
다음 목적지는 아이가 그토록 가고 싶어 했던 백화점 아이스링크장이었다. 나는 스케이트를 잘 못 타지만, 아이의 손을 잡고 조심스럽게 링크에 들어섰다. 몸치 모자(母子)의 엉거주춤한 스케이팅. 넘어진 횟수만큼 함께 웃었고, 서로를 격려하며 우리는 거의 8바퀴나 돌았다. 지난번보다 분명 나아졌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행복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함께 무언가에 몰입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웃을 수 있었다는 그 시간.
우울은 회색 안개로 마음을 덮는다. 남편의 병, 회사일의 무게로 인해 말이다.
하지만 그날, 아이의 웃음은 햇살처럼 가시를 뚫었다. 삶은 여전히 가시투성이, 하지만 장미는 핀다. 나는 그 장미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