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에서 독일에 사는 동료와 잡담을 하다가, 최근 홍수로 그녀의 집이 무너진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9월이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시즌이라 모든 것이 완벽했음 하는 그녀의 바람과 달리, 이런 재앙이 닥쳐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사실, 몇 달 전부터, 회의에서그녀의 표정이 어두운 것이 화상 카메라로도 전해졌다. 그래서, 안부를 물으면서 그런 안 좋은소식을 전해 듣게 된 것이다. 그리고 덕분에 그녀가 어떻게 그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고 이겨냈는지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I just need to pack all of my emotions in my bag , try not to open it and and move on!
난 그냥 내 감정을 가방에 집어넣고 그걸 열어보지 않고, 그냥 앞으로 가고 있어.
우리 애가 9월이면 초등학교에 입학해. 그래서, 난 내 딸을 위해 모든 것이 완벽했으면 했는데, 이런 일이 생기더라고. 근데, 생각해 보니깐 이럴수록 내가 아이에게 이 기회를 통해 가르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 몇 주간은 너무 힘들어서 울기도 했지. 그렇치만, 지금은 이런 와중에도 어떻게 하면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아이에게 어떤 모습을 가르쳐 줘야 할지를 생각하며 살고 있어.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도 우리 잘 살아가야 한다고. 홍수 때문에 집이 엉망이 되고 수리하는 데 돈도 많이 들고, 아이 말처럼 더 이상 pretty 한 집은 아니지만 그래도 다시 잘 살아가야 한다고 딸에게 말하고 있어.
담담히 말했지만, 워킹맘으로서, 집수리도 해야 하고, 보험사와 조율도 해야 하고 그런 와중에 어린 딸 입학 준비도 해야 하는 그녀가 참 힘들겠다는 동병상련의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나는 "너는 정말 강한 여성인 거 같아, 엄마라 그런가 봐~ 너의 차분하고 강한 태도를 정말 존경해."라고 말해줬다. 이런 시기에 내가 해 줄 수 있는 가장 나이스한 위로를 말해주고 싶었고, 사실은 그게 나에게 하는 위로이기도 했다.
I wanted everything to be perfect, 나는 모든 게 완벽했음 했어, 근데 이것도 삶의 일부분이잖아, 그러니 받아들여야지!. 나의 위로에 그녀가 이렇게 대답했다.
정말이지 맞는 말이다. 종류는 다 다르지만, 우린 살면서 갖가지 불행과 어려움에 직면한다.
인생은 불완전하고 나도 불완전하다. 모든 것이 결코 완벽하게 흘러가지 않는다. 그리고 중년이 되면 이제 그 불완전함을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고, 그 주어진 삶에 충실히 살아야 한다고, 그 어떤 순간에서도 다시 일어나서 나만의 멋진 숲을 만들어야 함을 알게 된다. 아마도 이런 지혜를 아이에게도 가르쳐 줘야 하는 엄마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운명은 언제나 뜻하지 않게 흘러가는 부분이 있는 거 같다. 그리고 그 부당한 흐름에 견뎌내는 것이 그 사람의 재능 가운데 하나라고 생각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