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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Pal Oct 09. 2020

'나도 사랑해주세요.'

누구나 사랑을 받고 싶다.

위 강아지는 깡순이다.

우리 동네 버스 차고지에서 키우는 친구다.

밖에 내놓고 키워서 약간 꼬질꼬질한 편이다. (그래서 더 귀엽다..)


깡순이 엄마, 누리

제목의 '나도 사랑해주세요.'는 깡순이가 아닌, 깡순이의 어미 개인 누리의 이야기입니다.


아침 달리기를 하고 버스 차고지에 놀러 가면 누리도 반갑긴 하지만, 깡순이가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저는 아무래도 새끼라 작고 깜찍한 깡순이를 더 예뻐합니다.


내 손을 씹어먹는 깡순이, 심술부리는 누리


그러면 누리가 와서 자기도 예뻐해 달라고 심술을 부립니다.

자기 딸인 깡순이를 밀어내고 제 앞으로 와서 배를 까고 눕습니다.

그럼 저는 어쩔 수 없이 누리의 배를 긁어줍니다. (아주 좋아합니다...)


편-안한 누리


26살이 된 아이

자기 새끼한테 질투하는 누리를 보고 있으니 제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어디서든 인정받는 걸 좋아하고, 받고야 마는 내 모습.


나와 짱아(이모집 강아지)


부모님께 어린 시절(3~4살쯤) 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참 욕심이 많았다고 합니다.

'안재꼬야, 안재꼬!'(윤재 것이야)를 가장 많이 말했다고...

그래도 애라서 귀여웠다는 이야기를 덧붙이셨습니다.


중학생 때도, 고등학생이 되어서도, 그리고 대학교를 졸업할 때가 다 된 저는 욕심이 많습니다.

몸과 머리만 커졌지 마음과 행동은 바뀌질 않는 것 같습니다.

(흔히 말하는) 관종같은, 애같은 저 스스로가 늘 고민입니다.


누구나 사랑을 받고 싶다

오랜만에 교보문고에 가보니, 저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아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습니다.

베스트셀러 칸에 올라와 있는 책의 제목을 보면, 다들 저와 비슷한 고민을 하나 봅니다.


'나를 일으켜 세우는 법', '인정받는 팀장이 되는 법', '소중한 사람' 등등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론서나 위로해주는 책이 요즘 트렌드인가 봅니다.


다들 자기 자신이 중요하고 소중하고, 관심과 사랑을 받고 싶어 하는 것이 유행인가 봅니다.


아침에 이불 정리를 합니다

이번 주부터 새로운 일을 시작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자면서 흐트러진 침구와 이불을 정리합니다.


참 별거 아니죠?

근데 엄마가 칭찬을 해줍니다. '와, 아들 이제 계획적으로 하루를 보내나 봐?'

한글날이라 출근을 안 한 누나는 '우리 윤재가 달라졌어요'라며 놀림 반, 놀람 반의 이야기를 해줍니다.


이불 정리만 했는데, 참... 인정을 받고 사랑을 받는 것 같습니다.



무언가 열심히 하는 데는 그리 대단한 것이 필요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주변 사람의 소소한 칭찬과 응원을 듣는 것.

그러기 위해 나를 조금 바꾸고, 소소한 뿌듯함을 느끼는 것.


강아지를 보고 참 별 생각을 다했네요.. ㅋ.ㅋ




- 사족 1

제가 이불 정리를 시작한 이유는 'meet me(밑미)'라는 자아성장 큐레이션 플랫폼의 '나만의 플레이리스트' 리추얼의 프로그램의 일부입니다. (다음에 또 열리면 신청해보세요. 아침에 이불을 갤 수 있습니다..!!)


- 사족 2

아침에 일어나 이불 정리를 하는 것이 성공한 사람들의 습관이라던데, 그럼 저도 성공한 사람 될 수 있을까요?


- 사족 3

브랜드들이 사용자들에게 푸시알림을 보내고,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브랜디드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도 다 사랑받고 싶어서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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