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9일, 봄볕처럼 다가와 날 꽃 피운 그대에게
J에게
나의 봄 J,
멀리 떨어진 곳에서
브런치 지면을 빌려 글을 써요.
당신과의 만남과 사랑에 대해
단번에 단숨에 써내려갈 줄 알았는데
썼다 지웠다를
며칠 째 반복하고 있어요.
할 이야기가 많아서인지
부족한 글쓰기 실력 때문인지
아마도 둘다 해당되서겠죠.
며칠 간 수업을 듣고 왔다갔다하니
조금 피곤하고 게을러져
아무 생각 없이 쉬고 싶지만
그런 몸과 다르게
내 마음의 펜은 움직여요.
우리 만남과 사랑을
어떻게든 글로 남기고 싶어서요.
처음 만난 날을 선명하게 기억해요.
갑자기 내리던 비를 피하던 침묵의 시간도
기억해요
어쩌면
스치듯 끝날 인연이었는데 우연이 인연이 되었고 우리 이렇게 사랑하게 된게
신기할 따름이에요.
모든 만남과 헤어짐이
결국은 당신을 만나게 되려고
이렇게 된거라고 생각하니
운명은 가혹하지 않고
아름답게 느껴져요.
당신도 그렇게 생각하죠?
229, 170
31년의 짧은 삶 속에서
운명이니, 인연이니라는 말을
믿지 않았어요.
만약 있다고 해도
만나지 못할거라고(일생을 통틀어),
아니면 알아보지 못했을거라고 생각했죠.
그런데 이렇게 당신을 만나게 되었네요.
당신을 만난 229일간
내게 많은 변화가 생겼어요.
사랑을 하니
긴 겨울을 끝내고 꽃피울 수 있게 해주었죠
나는 보다 긍정적이고 현실에 얽매이기보다 가치중심적인 삶을 꿈꾸게 되었어요.
스트레스는 줄었고(비록 또 다른 의미의 스트레스는 있었지만)
직장을 그만 두었고 자격증을 따겠다고 공부를 했고 삶의 근거지를 청주로 옮겼고 많이 사표를 내고 170일이 지나는 동안 세번 직장을 옮겼고(사회생활을 시작한 이래 2번의 직장 밖에 없던 내가) 많은 좌절을 겪으면서도 버틸 수 있던 것은
다 당신 덕분이에요
사랑하게 되면 점점 더 부자가 되지만 점점 더 가난해지나봐요.
세상 누구보다 넉넉해지기도,
당신을 잃을까 마음이 빈곤해질 때도 있으니까요.
때때로 삶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더라도 당신만 내 옆에
있어준다면
버틸 수 있어요
사랑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