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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명진 Dec 09. 2020

잠든 아이의 숨소리

2020/12/09

아침 6시 30분.

잠이 반쯤 깬 상태에서 누워 있는데

온갖 해야할 일, 해결해야 할 문제,

걱정, 조급함, 부담감이 올라왔다. 


그것들을 놓아버리기 위해 

몸을 일으켜 명상을 시작했다. 


몇 십분이 지나도 

머릿속에는 오늘 해야할 일을 어떻게 처리해야할 지에 대한 생각으로만 가득했다.

오늘 강의는 어떻게 할 지, 

약속한 마감을 넘긴 영상 스크립트는 어떻게 완성할 지, 

이리 저리 꼬여 있는 마을소식지 제작은 어떻게 풀어 나갈지, 

생각은 사라지지 않고 계속 이어졌고

명상을 해도 머리는 비워지지 않았다. 


명상을 하고 있는데 문득, 

옆 방에 자고 있던 막내 호승이의 숨소리가 들렸다. 

잠든 아이의 깊고 고요한 숨소리를 듣자, 

나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가 흘러나왔다. 

불안했던 가슴이 기쁨으로 가득 찼다. 

그 찰라의 순간 머릿 속에 생각이 사라졌다. 

그리고 다시 생각이 떠올랐다. 

여전히 걱정, 조급함, 부담감은 있지만

그래도 뭔가를 시작할 수 있는 의욕을 찾았다. 


사랑스런 아이의 숨소리는 명상보다 강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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