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범준쌤 Apr 10. 2024

끝은 시작이다

시작은 창대하지만, 끝이 미약하다면


  바다의 끝은 육지의 시작이고, 육지의 끝은 바다의 시작이다. 시작에는 끝이 있으며, 끝에는 시작도 있다. 분명한 건 시작을 위해서는 무언가를 끝을 내야 한다는 것이다. 직장인에서 작가로의 변화를 꿈꾸고 있는 사람은 글을 쓰기 위한 시간을 확보해야 한다. 습관처럼 써왔던 시간들과 작별할 줄 알아야 글쓰기의 시작을 할 수 있다. 스마트폰만 들여다보며 저녁 시간을 보내는 사람에서 글 쓰는 사람으로의 전환의 시작에는 '끝'이 필요하다. 


 '당신은 무엇을 시작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다르게 말하면 '무엇을 끝내고 싶은가'와 같다. 여러분은 어떠한 시작을 하고 싶은가. 무엇과 결별하고 싶은가. 그 시작을 위해서 끝낼 준비가 되어있는가. 마음이 다 잡히지 않았더라도 무작정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완벽한 타이밍이라는 건 없으니까. 모든 사람이 지지해 주고, 응원해 주며 시작하기 좋은 환경과 조건이 딱 맞는 시점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끝을 내겠다는 의지와 시작할 용기다. 


  하지만 '시작은 미약하지만 끝은 창대하리라'와 정반대로 되고 있다면, 즉 '시작은 창대하지만 끝은 미약한' 상황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면 의지와 용기의 영역이 아닐 수 있다. 반복된 그 경험은 자신감과 자존감을 갈아먹을 수밖에 없다. 자기 모험이 실패라고 여겨지는 순간들이 이렇게 여러 번 온다면 우리는 그 길을 계속해서 걸어가기 힘들 수밖에 없다.  자책하고 실망하며 '내가 그렇지 뭐'라는 생각이 반복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자주 걸려 넘어지는 곳을 살펴봐야 한다. 계속해서 넘어지는 곳을 안다면 굳이 그쪽을 향해서 걸어가야 할까? 길을 다른 쪽으로 가거나 안내판을 만들어서 표시를 해놓거나 울타리를 쳐놓는다면 더 이상 그 자리에서 넘어질 이유도 없을 것이다. 끝내기 위해서는 자주 걸려 넘어지는 곳에 대한 인식과 이를 바꿀 내게 유리한 환경 설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 환경에서 작은 성취 경험과 성공 경험을 해낸다면 조금씩 자신감이 붙는다.   


  이는 정체성과도 연결된다. 일상에서 어떠한 행동을 반복적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정체성은 달라진다. 아침에 일어나서 3줄이라도 글을 쓰는 사람은 '아침에 글을 쓰는 사람'이라는 정체성이 생긴다. 한 달, 세 달, 반년, 1년 시간이 지날수록 그 정체성은 점점 커지며 그 자체가 에너지가 된다. 이 에너지는 3줄을 쓰는 사람에서 3장 쓰는 사람으로, 3 챕터를 완성하는 사람으로의 자기 모험을 이끌 동력이 될 것이다. 


 만족스러운 끝을 내지 못한 시작이 여러 번이더라도, 아무런 시작을 하지 않는 이보다는 '근육'이 많이 붙었으리라. 또 그 시작이 이끈 끝이 또 다른 시작으로 이끌 수 있다. 끝은 시작을 불러일으키는 마법을 지녔으니까. 내가 결별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그 끝을 위해 무엇을 시작하고 싶은가. 이 질문에 대한 발걸음은 여러분을 모험으로 인도할 것이다. 




이전 25화 그냥 하는 사람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