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회사가 내게 줄 수 있는 가치
주변 사람들의 커리어에 결정적 순간들을 리뷰하면서 어떤 결정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 내는지 함께 살펴봅니다. 물론 같은 상황이라고 해도 다른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 여기서 말하는 평가는 개인적인 견해이므로 일반적인 생각과는 다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제게 메일 등으로 커리어에 대해 질문해 주시는 것에 대한 작은 대답이 되었으면 하는 차원에서 이 시리즈를 연재합니다. 커리어 성공의 평가는 철저히 자기만족입니다. 여기 나오는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발견한 만족과 불만족을 공유드리며 여러분의 커리어에도 만족스러운 부분이 앞으로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1번 사례의 연봉 추이 (추정)
- 1년 차 4,000만 원 (첫 회사)
- 3년 차 4,200만 원 (첫 이직)
- 6년 차 7,000만 원 + 주식 (첫 이직 직전)
- 7년 차 9,000만 원 + 주식 (두 번째 회사)
포인트
나중에 사업할 때 필요한 부분을 커리어로 해 보자
#1.
사업을 하기 위해 처음부터 사업을 하는 사람이 있고 회사를 다니다가 사업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자의든 타의든 결국에는 많은 사람이 사업을 할 수밖에 없는 사회에서 사업은 성공의 상징이기도 하고 두려움과 위험의 대명사이기도 합니다. 오늘 처음 소개할 분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사업이 너무 하고 싶었지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일단 회사 생활을 시작한 사례입니다.
사업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인 사업 아이템입니다. 대부분은 진입 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은 사업을 선택합니다. 유통이나 간단한 제조, 서비스업 같은 게 대표적이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업을 하면서 조선업이나 자동차 산업, 제약 회사를 하지는 못하니까요. 그래서 사업을 할만한 아이템을 다루고 있는 회사를 선택합니다.
국내에서 업계에서 크고 배울 게 있을만한 회사에 몇 년간 다니기 시작한 것이죠. 회사를 다니면서 영업, MD, 물류, 생산, 마케팅 등의 과정들이 돈의 흐름과 상품의 흐름으로 어떻게 지나가는지 알게 된 후 이 친구는 퇴사를 결심하게 됩니다. 똑똑한 친구였기에 전체적인 흐름을 보고 개선하는 기획 역할을 몇 년간 맡았었고 얻을 부분을 얻은 후에는 미련 없이 퇴사를 선택합니다. 계속 안정적인 연봉을 받는 게 이 친구가 생각하는 커리어는 아니었고 회사 조직별로 치고받는 부분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니었으니까요.
그리고는 비슷한 아이템을 다루는 스타트업으로 갑니다. 같은 아이템을 더 작고 빠르게 그리고 지금 더 수요가 있는 방식으로 풀어내는 곳으로 가는 것이죠. 전에 회사에서는 고작 3년 차 정도의 주니어 기획자였지만 새로운 곳에서는 더 많은 역할을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아이템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지표를 어떻게 분석하고 시장을 보는 등의 방식을 첫 회사에서 트레이닝받은 후 더 사업 같은 자율성을 받아서 건강은 조금 잃었지만 이 친구는 여기서 회사의 성장과 함께 커리어에서 중요한 이력을 쌓게 됩니다. 사업을 하고 싶었지만, 사실 다른 회사 사람들이 원할만한 커리어를 쌓은 셈도 되었죠.
이 일을 하면서 이 친구는 더 작은 회사, 더 초기의 기업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더 많은 주도권을 원했죠. 이때 그동안 일을 하면서 만든 네트워크가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외 이사로 일을 더 하거나 다음 이직할 포지션이 이를 통해 만들어졌죠. 학부 때부터 첫 회사, 두 번째 회사에서 일을 하면서 회사 내부와 외부에서 만난 사람들이 더 작은 회사, 더 초기의 회사에 관심을 가진 이 친구를 연결하게 되죠. 결국 사업을 할 때 필요한 핵심이 아이템, 사람, 자본이라고 생각한다면 지난 커리어를 통해 더 많은 자율성을 얻으면서 이 부분들을 확장하고 있었습니다.
#2.
나도 모르게 커리어가 사업으로 향할 때도 있습니다. 다음 이야기의 주인공은 기술을 통해 강의/컨설팅으로 향하게 된 케이스입니다. 이 분은 중견 기업의 IT 계열사에서 오랜 기간 DBA를 한 분입니다.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이해가 있는 분이었죠. 회사와 직무의 조합이 워낙 안정적일 수밖에 없는 부분이었지만, 이 분은 이 일을 하면서 업계의 변화를 받아들이기 위해 노력했고 당시로서는 생소했던 머신러닝 등의 기법과 비정형 데이터를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지 혼자 공부하고 적용하려는 시도들을 했습니다.
하지만 고루한 회사는 이 분의 능력보다는 회사 정치적으로 보았고, 연차는 많았지만 뚜렷한 내부 라인이 없었던 고액 연봉자인 이 분을 잘 대해주지 않았습니다. 오랜 기간 DBA를 했지만 아예 생소한 부서로 발령을 내고 마치 나갈 테면 나가라는 인상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분은 그때부터 그동안 쌓아왔던 것으로 1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찾았는데요. 마침 당시는 기계 학습이 시장에 막 알려지고 수요가 있었던 시기여서 관련 자격증을 자신을 입증할 최소한의 것으로 보이기 위해 따고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풍부한 배경 지식을 갖고 있던 강의자가 당시에는 많지 않았고 이 분은 강의를 하면서도 먹고 살 수준이 충분히 되었습니다. 강의를 들으러 온 분 중에서는 다니는 기업 혹은 자신의 회사에 데이터로 더 일해보고 싶은 수요가 있는 분도 많았고 강의 후 관련된 이야기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컨설팅을 하게 되었습니다. 컨설팅을 받고 싶은 수요가 많았고 이 분은 강의를 하면서 둘 다 하기 어려웠기에 지인 중에서 능력이 되는 분들을 몇 분 섭외를 했고 직원이 여럿 있는 사업체의 대표가 되어 버렸죠.
앞에서 첫 번째 사례의 주인공이 말 잘하고 사람 잘 대하는 성격이라면, 지금 이 분은 전혀 그런 게 없는 분이었습니다. 이 분이 사업을 하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었죠. 하지만 이 분은 이런 경로로 지금도 사업을 하고 있고 잘 되고 있습니다. 커리어를 통해 자연스럽게 자신의 지식을 돈으로 치환하는 길을 걷고 있었고 다행히도 전화위복이 된 경우였죠.
사업을 하기 위한 조건은 내 안에 알게 모르게 있습니다. 누군가는 그것을 얻고자 커리어를 시작하는 사람도 있고 누구는 그걸 모른 채 살아오면서 어느 결정적인 순간 정리되면서 바라보게 된 것이죠. 직장에서 연봉 더 높이고 만년까지 일하고 싶은 수요도 많지만 이렇게 언젠가는 하게 될 사업이라면 지금 이렇게 보고 여기서 얻을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길은 많고 서로의 방향은 다릅니다. 옆에서 걷는 분들의 이야기에서 영감 될 부분이 있다면 저의 만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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