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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Mar 13. 2024

2007년 2월

-<오랜일기> 20240313



2007. 2. 21

잠자는 척 놀이 도중,  진짜 코를 골면서 잠이 들었다.



2007. 2. 22

아침

"엄마 오늘 뚱뚱해 보여."

"어? 그래? -_-;;"

"전에는 안 그랬는데 오늘 뚱뚱해 보여."

"어, 그렇구나...

엄마가 날씬하면 좋겠어?"

"어, 나처럼 날씬하면 좋겠어."

(다섯살이 되면서 보는 눈이 좀 더 정확해지고 있다.)



저녁

(주희가 밥 먹는 것을 지켜보다가)

"주희야, 어린이 집에서 간식 먹을 때,

한 가지만 먹지 말고 여러 가지 골고루 다 먹어야 돼."

"어... 그런데, 어린이 집에는 여러 가지가 없어."

"그래?"

"음료수라도 먹으면서 먹으라고... 목이 막히잖아."

"음료수 없어."

"물 있잖아."

"아! 물?.... 괜찮아.

오늘 만두 먹을 때 물 대신에 간장 많-이 찍어서 먹었어."





벌써 성인이 된 딸이 다섯 살 때,

그리고 쓴 일기를 보다가 재미있으면서도 짠한 마음이 들었다.

그 시절, 대안 학교 세우는 일에 초기 학부모로 투신하면서,

그 학교 부속 유치원 교사로 일하면서,

태양의 시기를 불태우고 있었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라면 누구나 다 느끼는 찢어지게 아픈 마음으로

돌아서면서 눈물짓던 시간들도 있었다.


이 모든 것이 다 무엇일까?

어제 썼던 글, <데미안>에서 그 답을 찾고 싶다.



난 진정, 내 안에서 솟아 나오려는 것

그것을 살아 보려 했다

왜 그것이 그토록 어려웠을까



모두에게 미안하고 고맙다.




연재 중인 브런치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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