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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pr 03. 2024

바니타스

-<오랜일기> 20240403


Vanitas vanitatum, dixit Ecclesiastes, vanitas  vanitatum et omnia vanitas.

헛되고 헛되다, 설교자는 말한다, 헛되고 헛되다, 세상만사 헛되다.

전도서 1 : 2 (Vulgata  공동번역 성서)


Vanitas  라틴어로 공허



이것은 저것이다

17세기 네덜란드 정물화의 한 장르인 바니타스의 화병에는 싱싱한 꽃만 있는 것이 아니다. 시들고 떨어진 꽃도 있고, 벌레와 상한 과일, 조개껍질, 촛불, 모래시계, 책, 거울, 해골도 등장한다.

중세 말 흑사병과 종교 전쟁 등의 비극적인 경험으로 인해 삶의 덧없음을 그리는 것이 특징이다.

꽃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재림을 상징하고, 애벌레와 나비는 욕망과 부활을, 조개껍질은 믿음 속의 신의 축복을, 과일은 풍요를, 칼은 분별력을, 등장하는 사물은 어느 것 하나 의미가 없는 것이 없이 모두 구체적인 의미와 암시를 가지고 있는 도상학적이고 종교적인 그림이었다. 



화무십일홍

열흘동안 붉은 꽃은 없다. 한 번 성한 것은 언젠가 반드시 쇠한다. 어떤 것도 영원한 것은 없다.

옛 사람들은 죽음이 삶의 끝이 아니라, 삶이란 죽음의 연속이라 생각했다.

죽음을 기억할 때만이 죽음을 넘어설 수 있다는 메시지인 메멘토모리의 의미를 담아 그린 그림 바니타스를 통해 짧은 생을 가치있게 살라는 메시지를,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살라는 지혜를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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