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사진 폴더에서 꺼낸 부활절 사진들이다.
유치원에서 아이들을 만나는 동안,
해마다 부활 시기가 되면 한 달 가량
페인팅 시간에 종이 대신 달걀에 그림을 그렸다.
크레용으로 그림을 그리고
그 위에 색지를 물에 적셔서 붙여 두었다가
다음 날 물기가 다 마르고나서 종이를 떼어내면
색지의 고운 빛깔들이 달걀에 스며들고 서로 섞여서
알록달록 신비로운 무지개 빛을 만들어냈다.
아이들은 너무 이쁘다고 환호했지만,
많은 양의 달걀을 삶고,
얇은 염색 종이가 찢어지지 않게 물에 적셔서 붙이는,
작업 과정이 어찌나 힘든지
사순 시기가 다가오면 두려웠다.
오래된 부활 사진들이 기억을 부활시킨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은 아름다운 것만 남는다.
기억은 모든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바꾸어 놓는다.
부활의 기쁨이며 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