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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렌 Aug 27. 2024

-<원라이너> 17화.



저 산맥은 말도 없이 오천 년을 살았네
모진 바람을 다 이기고 이 터를 지켜왔네
저 강물을 말도 없이 오천 년을 흘렀네
온갖 슬픔을 다 이기고 이 터를 지켜왔네



어젯밤 꿈에 이 노래가 들렸다.



삼엽충과 아르마딜로와 렙토세팔루스와 메타세콰이어와 

음식을 먹을 때를 제외하고는 몸이 닿기만 하면 도주하는 짚신벌레와 

책을 좋아하며 나무 위에서 자칼의 질주를 바라보는 느긋한 나무늘보와 

비대칭의 난쟁이와 이빨이 큰 시커먼 원숭이와 먹물을 좋아하는 황금 원숭이와

구두를 신은 깔깔 무당벌레와 몸통이 길쭉한 Go! Go! 호랑이와 철학자 강아지가 불렀다.



아침 무렵의 꿈, 반쯤 잠이 든 상태에서 꾼 꿈, 잊어버렸다가 생각이 난 꿈, 전율스러운 꿈, 초저녁의 꿈, 연결되는 꿈, 발작적인 꿈, 지워지지 않는 꿈, 난폭한 꿈, 흉흉한 꿈, 예술이 된 꿈, 행동하게 하는 꿈, 무시하고 싶은 꿈, 위대한 꿈, 희미한 꿈, 생생한 꿈, 분명 이 꿈, 오래전 꿈, 새벽 2시경의 꿈, 반쯤 잠이 든 상태에서 꾼 꿈, 몽롱한 꿈, 사랑스러운 꿈, 덧없는 꿈, 곧바로 힘이 되는 꿈, 떠오른 꿈, 언젠가의 꿈, 이루어질 꿈,

오렌의 방주를 타고 무의식의 바다를 건너온 내 우주의 수호자들이 다같이 불렀다. 이 장엄한 노래를.



모진 바람을 다 이기고 지켜온 것들,

온갖 슬픔을 다 이기고 지켜온 것들,

결코 빼앗기지 않고

지켜내야 할 것들을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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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록인 책갈피 세트와 머그컵은 후원하신 분들께만 드리는 선물이므로 출간 이후 구매하시는 에는 포함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책갈피와 머그컵 선물을 소장하고 싶으신 분들은 아직 기간이 남아 있으므로 펀딩에 참여하셔서 책값을 선지불하시면 됩니다. (출간 이후든, 텀블벅 후원이든 1권 값은 동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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