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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 짱쓸 Mar 08. 2016

#32. 한 남자와 10년동안 연애하기

당시를 떠올리는 음악


옛 음악이 좋은 것은 그 멜로디와 감성이 좋기 때문도 있지만, 당시 그 음악과 함께 했던 내 지난 추억들이 함께 버무러져 있기 때문도 있다.


그와 나는 015B의 '그녀에게 전화오게 하는 방법'이라는 음악을 들으면 우리의 첫 만남을 떠올린다.


몇년 전 길을 걷다 무심결에 이 음악을 듣게 됐는데, 그와 나는 동시에 "어? 이 노래?"라며 서로를 바라봤다. 둘만 공유하고 있는 음악과 그에 딸려오는 추억때문이다.


에피소드 1편에서 밝혔던 그와 나의 카페에서의 첫 만남. 그 배경음악이 바로 015B의 음악이었다. (버벌진트가 피쳐링했다) 음악 제목에서 다소 유치함이 풍겨오지만, 그 도입부의 멜로디를 들으면 나의 기억은 2006년도로 빠르게 전환된다.


당시 우리가 만났을 때 그는 그 음악을 좋아했다. 처음 만난 카페에서 크게 울려퍼지던 그 음악을 잊을 수가 없다. 그는 그 후에도 미니홈피의 배경음악을 '그녀에게 전화오게 하는 방법'으로 설정해뒀다.


매일 그의 미니홈피를 수십번도 넘게 방문했던 나에겐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곡이다. 당시 크게 히트를 쳤던 곡은 아니지만, 나와 그는 가끔 그 음악을 함께 들으며 우리의 첫 만남을 회상한다.


그는 가수 김민종의 곡을 매우 좋아했다. 그 덕분에 나도 가수 김민종의 팬이 됐고, 그는 나와 함께 한 노래방에서 온통 가수 김민종의 음악을 선곡했다. 지금도 가끔 그와 함께 드라이브를 떠날 때면 김민종의 음악을 크게 켜놓는다.


이렇듯 음악은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가 옛 음악에 열광하고 그리워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당시 이 음악과 함께 했던 사람, 그 음악을 통해 그리워했던 사람, 그리고 그 음악과 함께 만들어진 추억들이 모두 떠오른다.


오늘도 나는 이 글을 쓰며 그와 함께 들었던 음악으로 그와 보냈던 시간을 추억한다. 오랜만에 015B의 음악을 들으며 오늘도 나는 우리가 처음 만난 그 날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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