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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쟁이 짱쓸 Mar 07. 2016

#31. 한 남자와 10년동안 연애하기

질투는 쓸데없다


세상에 질투 안 하는 남녀는 없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이와 있을 때 질투가 나지 않는 다는 것은 그를 덜 사랑하고 있거나, 그에 대한 믿음을 방패로 질투를 감추고 있는 것 뿐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 역시 여느 커플과 다름없이 질투심이 활활 타오르는 사람들이었다. 그가 다른 여자 이야기를 할 때, 그의 전 여자친구에게서 전화가 올 때 등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지금의 나라면 당장 그 속상한 기분을 그에게 쏟아냈겠지만, 연애초기의 질투는 참 잔인하리만큼 속에서 사람 마음을 아프게 꼬집는다.


다행히 그는 업무상 여성들과 많이 부딪히지 않는다. 오히려 내가 언론쪽에서 많은 남성들을 만날 뿐, 그는 나름 안전지대에 속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다른 여자의 이야기가 나오면 더 예민하게 굴었다. 다른 이유는 없다. 그는 오로지 나만 생각해야 하고 나만 사랑해야 한다는 욕심때문이었다.


다행히 그 어리석은 생각은 일찍 깨졌다. 그가 다른 여성과 함께 있다고 해도, 다른 여성과 전화통화를 한다 해도,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 것이 아니었다.


그 역시도 연애초기 엄청난 질투감에 사로잡혀 나에게 걸려오는 모든 남성들의 전화에는 싫은 티를 노골적으로 냈다. 업무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은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난다고 무작정 질투심이 가라앉는 것은 아니다. 내가 다른 이성과 있어도 오로지 관심은 당신에게 가 있다는 믿음을 조금씩 차곡차고 쌓아가는 게 중요하다. 당연히 서로의 노력이 필수다.


연애 10년이 넘은 지금은 그가 다른 여자와(복수형이다) 술자리에 있어도, 내가 다른 남자와(물론 복수형이다) 술자리에 있어도 전처럼 서로를 피곤하게 하지 않는다. 다만 서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갖추기 위해 상대가 누구인지, 어떤 일로 만났는지 정도는 이야기해준다.


그래도 내 사람이 나 외에 다른 이성과 함께 하는 것을 보고싶지 않은 건 어쩔 수 없는 불변의 법칙이다. 그 불변의 법칙으로 마음 졸이고 있을 상대를 조금씩만 생각해 예의있게 행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딱히 바람을 피는 상황이 아니라면 욕을 먹든 쿨하게 넘어가든 서로에게 이야기를 하고 양해를 구하자. 우리도 그렇게 조금씩 믿음을 쌓아가다 보니, 질투라는 것이 참 쓸데 없는 시간낭비적 요소가 돼 버렸다.


질투는 사랑하는 감정에서 비롯된다. 상대가 질투한다면, 다그치지 말자. 사랑하면 어쩔 수 없다. 10년 넘게 연애를 한 우리도 질투로 인해 다투는 세기가 약해졌을 뿐 아주 없다고 할 수 없다.


그저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것은 참 쓸데없는 걱정이야"라는 것을 직접 느낄 수 있도록 행동으로 보여주자.


그리고 웬만하면 질투하게 할 시간에 차라리 더 뜨겁게 사랑하자. 질투로 인한 다툼이 길어진다면, 지나고 나서 느끼지만 그 시간들이 너무 아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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