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에서는 일정 거리를 빨리 달리기와 걷기(또는 조깅)로 바꿔가며 반복하는 훈련 기술을 '인터벌 트레이닝'이라고 한다(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이전에 인터벌 트레이닝을 해본 적이 있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PT(Personal Training)를 받을 때와 10km 마라톤 참가를 앞두고 연습할 때다. 5분 빨리 달리고, 1분을 천천히 걷는 식으로 달리기와 걷기를 번갈아가면서 했었는데, 이 운동을 반복적으로 하면 스피드와 체력이 올라간다고 한다. 몇 분 동안 뛰고, 몇 분 간 걷고 하는 식으로 짧은 목표치가 생기다보니 재밌게 했던 기억이 있다.
클라이밍으로도 인터벌 트레이닝을 할 수 있다니!!!
지금까지 6번의 수업으로 클라이밍 발 기술과 몸에 힘을 주는 방법, 홀드 잡는 법 등을 대략적으로 익혔다. 7번째 수업에선 보다 난이도가 높아진 노란색 코스를 새로 배웠다. 8번째 수업에선 이 노란색 홀드를 가지고 인터벌 트레이닝을 진행했다. 코스 한 번 완주하고 약 7분간의 휴식 후 다시 코스 완주,, 이런 식으로 반복해서 코스를 총 10번 완주하면서 근지구력 등 클라이밍 능력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7분이나 쉰다고 쉽게 생각하면 오산! 동작이 어려운데다, 홀드를 딛을 때마다 다리와 발에 힘을 줘야 하고, 허리와 어깨, 손과 팔에도 힘이 잔뜩 들어간다. 게다 아직 홀드가 익숙하지 않아서 오를 때마다 두려움과 부담감이 생기고, 숨도 제때 못 쉰다. 그래서 한번 완주하고 내려오면 숨을 마구 헐떡이게 될 정도로 힘들다. 7분의 휴식 시간은 결코 짧지 않다. 내려와서 2분간 숨 헐떡이고 1분간 숨 고르고, 2분 동안 온전히 쉰 후 다음 오르기를 위해 손에 초크를 바르고 준비하다 보면 7분의 휴식 시간은 금방 지나간다.
4번째 턴까지는 꽤 괜찮았다. 땀도나고, 적당히 숨도 찼다. 내가 정말 운동을 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5번째부터 조금 힘들었다. 6번째부터 본격적으로 힘들어졌고, 7번째에 오토바이를 탄 것처럼 다리가 바들바들 떨리더니, 8번째 할 때는 진짜 하..욕이 나왔다. 특히 7~8번째 부터는 힘이 빠져서 중간에 뚝-뚝- 떨어지는 사람들이 속출했다. 막판으로 갈수록 정신력 싸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체력은 둘째치고, 손이 너무 아팠다. 기어코 열번을 채워야 하는지 의문이 생길 정도였다.
노란색 홀드 도전 초창기의 모습. 올라가는 게 불안불안 하다. 악을 쓰며 간신히 마지막 홀드를 잡았다.
인터벌 하면 처음엔 다 잘해요. 횟수를 늘리면서 최대한 힘을 덜 쓰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해요.
강사님은 인터벌을 통해 나의 취약점을 알 수 있게 된다고 하셨다. 힘이 남아 돌 땐 성공했던 홀드도, 인터벌을 수차례 진행하게 되면 힘이 빠져 내가 취약한 부분에서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클라이밍을 할 땐 힘이 덜 빠지도록 최대한 힘을 덜 쓰면서 이동할 수 있는 나만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한다. 한 번 성공했다고 기뻐하는 게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내 몸이 가장 쉽고 편하게 완주할 수 있는 루트를 찾는 것이 진정한 성공이다. 발, 손, 어깨, 목 등 특정 부위에 너무 힘을 주면 안되고, 몸의 전체적인 반동을 이용하면서 천천히 움직이는 것이 좋다. 허리 부근에 위치한 홀드는 잡을 때 힘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다음 동작으로 넘어가는 등 홀드의 생김새와 위치에 따라서 속도도 조절해야 한다.
일주일 후의 모습. 인터벌 트레이닝을 한 후 훨씬 수월해졌다. 시간도 첫 번째 영상 대비 약 20초가 줄었다.
인터벌은 무사히 끝났다. 말이 10번이지..전체 소요 시간만 약 90분.. 정말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근데 인터벌 한번 하고 났더니 이제 노란색 홀드는 눈 반쯤 감고도 할 수 있게 됐다. 힘을 덜 들이고 오르는 방법을 찾았기 때문! 다음엔 또 어떤 도전을 이어 나가게 될까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