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이 대세다. 러닝크루라는 이름으로 달리기만 하는 것에서 잘 달리기, 건강하게 달리기, 호흡하며 달리기 등 체계적으로 달리기를 배우고자 시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주짓수를 배우려고 체육관을 찾는 여성들도 있는가 하면, 크로스핏과 클라이밍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다. 무슨 운동이든 건강한 육체를 가지기 위한 도전임에는 틀림이 없다.
건강한 육체를 가지기 위해서 다양한 시도를 해보는 것은 분명 지향할 만한 일이다. 반면에 건강한 육체를 가지기 위한 시도를 하기 전에, 건강한 육체는 건강한 정신에서 비롯된다는 말도 한 번쯤은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에서는 건강에 대하여 '건강이란 질병과 허약함이 없는 상태일 뿐만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이다.'라고 정의한 바 있다. 질병과 허약함이 없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정신적, 사회적으로 안녕한 상태가 건강한 삶의 기준이라는 것이다. 2023년 청년실업률은 5.9%, 6.4%인 2022년보다 0.5% 오른 수치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핑계 없는 무덤 없고 이유 없는 반항도 없다. 그러나 건강한 육체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미성숙으로 사회인이 되지 못한 청년들, 중장년들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평소 몸이 찌뿌둥하고 건강하지 않다면 운동화를 신고 강변을 달려보길 권한다.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흠뻑 땀을 흘리고 나면 쌓인 스트레스가 풀리고 노폐물이 빠져나가는 느낌을 피부로 느낄 수 있다. 피로가 쌓인 느낌이라면 동네 사우나에 가서 뜨끈뜨끈한 물에 몸을 담그고 조용한 시간을 가져보기를 추천한다. 입맛이 없다면 칼칼한 칼국수나 맵디 매운 짬뽕을 한 그릇 먹어주는 것도 좋다. 일상에 변화를 주는 것이라면 무엇이든지 추천할 만하다.
반면에 정신적으로 어려움을 겪거나 풀리지 않는 난제 속에서 헤매고 있다면, 극한의 영역으로까지 나를 밀어붙일 만한 어려운 문제들을 풀 수 있는 기회들을 경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집중해서 생각하고 연구하지 않으면 풀리지 않는 문제들, 이를테면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라던가, 플라톤의 <국가>와 같은 책을 묵독해 보기를 권한다. 수학에 자신이 있고 숫자를 대함에 있어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대수학과 기하학을 한 번쯤 건드려보는 것도 좋다. 생각할 만한 기회를 제공해 주기 때문에, 문제해결 능력뿐만 아니라 천착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건강한 육체를 가지기 위하여 시작한 운동이 어떤 것이든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함은 변함없는 진리다. 사이클, 주짓수, 유도, 클라이밍, 필라테스, 크로스핏. 무엇을 하든지 무표정으로, 아무런 기쁨이나 성취의 감흥을 찾아볼 수 없는 마음으로 임하지는 않는다. 승패가 결정되지 않는 스포츠라 할지라도 더 나은 성과를 내기 위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기 마련이다. 뼈를 깎는 고통이라는 것은 육체의 단련 뿐만 아니라 정신의 단련에도 활용될 수 있는 표현이다.
정신 건강은 육체 건강을 주관하는 상위 개념이다. 건강한 정신을 바탕으로 할 때 건강한 육체가 스며든다. 스며든다는 것, 그것은 크고 작은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신이 곧 육체의 어머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