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적인 상호의존성은 오직 진정한 독립성의 기반 위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스티븐 코비
마음이 힘들고 어려울 때마다 늘 곁에 있는 친구가 몇몇 있었다. 무슨 이야기를 나누어도 허물이 되지 않는 친구들이었다. 나이는 모두 달랐다. 동갑내기 친구도 있는가 하면, 나이가 많은 친구도 있었다. 나이가 한참 어린 친구도 있었고, 얼마 터울이 나지 않는 친구도 있었다.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면서 나누는 대화도 좋았고, 거리를 돌아다니면서 나누는 실없는 소리도 좋았다. 마음을 유쾌하게 만드는 것이라면 어떤 것도 문제없었다. "어이, 자네, 여보게"하는 식으로 호칭을 쓰진 않지만,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이어온 사람들이 친구라면, 우리에겐 얼마나 많은, 훌륭한 친구들이 있는가.
살다 보면 나와 맞는 사람과 마주할 때도 있고, 맞지 않는 사람과 마주할 때도 있다. 모든 사람이 내 마음에 맞을 수도 없지만, 마음이 맞는 사람과 함께 있을 때면 이전에 가져보지 못한 힘이 생기는 것을 느낀다. 그들로부터 받는 위로와 위안은 마음에 힘이 되고, 쉼이 된다. 때로는 인생을 바꾸어놓는 훌륭한 기폭제가 되기도 하는 법이다.
살다 보니, 많은 친구가 필요한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내 모습을 비춰주고, 올바른 방향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지혜를 건네주고, 등불을 건네주는 친구가 참 좋은 친구라는 사실을 알았다. 그 친구가 때로는 사람이 되고, 때로는 일기장이 되고, 때로는 책이 되기도 한다. 일기장은 언제든지 내 모습을 마주할 수 있는 말없는 친구가 되어주고, 책은 가까이 두고 접할 때마다 올바른 방향을 정해주는 등대지기와 같은 친구 역할을 해준다. 어떤 형태로든지 상관없다.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그 친구들은 모두 돈만으로는 살 수 없는 귀중한 존재들이라는 점이다.
손때가 묻어서 낡고, 조금은 닳아 있는 친구들이 주변에 가득하기를 기도하자. 그리고 그들을 소중히 대하자. 놓치지 말자. 책의 형태를 띠고 있는 친구이건, 눈을 마주하고 커피를 마실 수 있는 친구이건, 빈 종이의 형태를 띠고 잠잠히 내 얼굴을 바라보는 일기라는 이름의 친구이건, 삶에 의미를 더해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는 존재들이라는 점에서 그들은 모두 닮아 있다. 어느 하나 허투루 대할 수 없는 내 삶의 신비로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