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번째 케냐 해변 여행기
케냐의 동쪽 끝에는 유명한 해변이 몇군데 있다. 아래쪽이 디아니, 이번엔 그보다 조금 더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와타무' 해변은 특히 이탈리아 사람들의 주요 휴양지이다. 호텔 및 호객행위를 하는 사람들이 어렵지않게 이탈리아어를 할 정도로 수많은 이탈리아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한국과 기후가 반대인 케냐의 8월은 쌀쌀해서 해변에서도 얇은 옷들을 한겹 한겹 챙기기에 바빴다. 나이로비에서 '말린디'공항으로 1시간의 비행 후, 차로 30분을 달려 숙소에 도착했다. 숙소에 들어서자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가 가까워졌다.
하지만 사실 와타무 바다를 처음 봤을 때는 굳이 유럽사람들이 오는 이유가 궁금했다. 넓게 펼쳐진 바다가 아름답긴 했지만, 디아니 같은 한적함이나 뛰어난 아름다움이 눈에 띄지는 않아서. 그래도 이번 휴가는 '잘 쉬는 것'이어서 별 생각없이 여유롭게 짐정리를 하고, 해변에 누워 다음날 스노우쿨링을 할 곳을 알아보고 하루가 지났다.
아침 일찍 케냐 해변 도시에서 자주 볼 수 있는 '툭툭'을 타고 '와타무 해상 국립 공원'으로 갔다. 디아니와는 다르게 인상깊었던 점은 짙푸른 수면 위로 노랗고, 파란 물고기들이 눈에 보일만큼 가깝게 헤엄치고 있다는 것이었다.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주변을 서성이며 헤엄치는 물고기떼의 가이드와 함께 와타무 해변 속으로 들어간다.
한시간 정도 와타무 해변 속을 구경하고, 배위에 올라 해볕을 쬐며 다시 항해를 하는데, 그곳에서 나는 이곳이 이탈리아 사람들의 낙원인 이유를 발견했다.
바다 한가운데 떠오른 백사장, 그리고 모여있는 사람들. 분명 내 눈으로 보고 점점 가까워지고 있지만, 배가 그 신비로운 섬으로 다가가는 순간 순간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케냐가 몰래 간직하고 있는 아름다움에 또 한번 빠져드는 순간이었다. 비로소 그 곳에 배가 멈추었고, 발을 내딛을 때는 바닷물이 너무 투명해서 마치 깨져버릴 듯한 기분이 어떤건지도 나는 이 바다를 보고 비로소 알 수 있었다.
한국에 있을 때, 유난히 먼 대륙으로 느껴진, 실제로도 멀고 쉽게 찾아갈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아프리카'의 이미지는 늘 미지의 세계였다. 무엇이 있을지 그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도저히 상상되지 않고 매스컴이 주는 이미지들로만 가득했다. 어느덧 케냐에서 보내는 8개월, 이곳은 내가 상상해왔던 이미지도 분명하게 있지만, 그와 함께 성실하고 친절한 사람들도 분명히 있고, 아무리 발견해도 때마다 나의 상상 이상을 뛰어넘는 아름다움으로 가득하다. 그래서 늘 새로운 여행을 계획할 때마다 가까운 유럽, 또다른 아프리카를 생각하기 보다 '케냐'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일만으로도 버거움을 느낀다. 무작정 쉬고 싶고 눕고 싶었던 여름휴가, 와타무가 내게 준 마음은 '여전히 아름답고, 아직도 아름다움이 넘치는 케냐'를 알고 싶은 열심이다. 그렇기에 이곳에서의 하루 하루가 나에게 더 소중해지는 기분이었고, 남은 시간 더 열심을 다해 이 아름다움을 발견해 갈것이다.
*항공권 : 나이로비 조모케냐타 공항 - 말린디 공항 왕복 항공권 165USD
숙박 : 터틀베이리조트(3성급 : 풀보드) 2박 - 155USD
스노우쿨링(이동, 입장료, 점심 포함) : 6,000실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