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진우 Apr 04. 2023

무의식에 대한 이야기

정신분석에서 '무의식'이야기를 자주 합니다. 

그리고 이 무의식이라는 말은 아주 광범위하게 사용이 되죠 

타로카드 같으면 무의식도 읽어낸다고 이야기할 정도고요. 

프로이트가 생각한 무의식에 대해서 오늘은 이야기를 좀 해보고자 합니다 

그리고 조금 신비주의 적으로 생각하는 '무의식의 의식화' 부분도 한번 생각해 볼 만한 것 같네요 

뒤에서 이 내용을 다시 이야기하도록 하죠. 


우선 무의식은 의식 전면에 떠오르질 않습니다. 

그래서 '무'의식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무의식은 억압으로 인해서 만들어집니다. 

이 억압이라는 말도 좀 더 엄밀한 용법으로 따지면 '퇴출'이라는 말이 더 좋습니다 

자아가 받아들일 수 없으니까 

아예 퇴출시켜 버린 거예요

그리고 억압된 것은 반드시 귀환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억압의 귀환방식이 꿈이나 실수나 정신질환입니다. 

그럼 우리가 주변에서 실수하는 것을 한번 생각해 봅시다 


꿈을 분석한다는 것은 꽤 까다롭고 복잡한 일이고 

정신질환의 분석 역시도 그렇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이 무의식을 실제로 체험해 보는 데 있어서 

가장 좋은 것은 아무래도 '실수'일 것 같습니다 

말실수라든지 행동실수 라든지요 

이런 것들은 우리 생활에서 관찰하기가 쉽습니다 

예를 들어서 그런 경우가 있죠 

뭔가 물건을 사러 편의점에 간다고 해봅시다. 

그럼 물건을 삑 하고 찍고 계산을 하죠?

그런데 계산을 안 하고 그냥 나와버리는 겁니다. 

이럴 때는 우리가 행동의 의미 같은 것을 생각하기가 쉽죠 

계산하기 싫다는 거니까요. 


프로이트의 분석에서도 그렇지만

실제 현장에서 분석작업을 진행해도요 

서로 상관없는 2가지 이상의 요소들이 결합해서 

한 가지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게다가 그 결합방식이 우리가 도무지 인식할 수가 없습니다 

행동이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경우에는 

우리가 인식할 수 없는 영역에 있는 그 무엇인가가 관계가 되어 있는 겁니다. 

의식에서는 긍정적인데 그 이면의 내용들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고요

이런 걸 찾을 땐, 대부분 의식 단서들을 따라서 추적을 해 나가는 겁니다 

융 같으면 이런 거 모아서 잘 검토해 보면 스스로 무의식을 알 수도 있을 거다 

그런 이야기는 하는데요 


그런데 저도 분석받은 경험이 있고 

자기 분석경험을 통해서도 해봤지만 

이런 내용들이 있으면 연상이 이어지질 않아요. 

그래서 시간이 걸려도 엄청 걸립니다. 

자기 객관화라는 문제도 같이 있고요. 

프로이트가 자기 분석은 끝내 실패한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무의식을 가장 잘 비유한다면 어떤 비유를 할 수 있을까요?

무의식은 자아에서 퇴출된 것이라 이야기했습니다 

자아가 받아들일 수 없으니까 억압과정을 거치는 것이고요 

이 것을 비유할 때 수업시간을 예로 많이 듭니다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해봅시다 

그런데 어떤 강의를 듣는 어떤 사람이 술에 취해서 

강의 중에 난리를 치고 있는 겁니다 

그럼 강사입장에서는 어떻겠어요? 

그 사람을 내버려 둘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쫓아내 버립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쫓겨났으면 수업시간에 들어오면 안 되는데 

수업에 다시 들어오려고 해요 

그래서 내 보냅니다 

그런데 수업에 들어오려고 변장까지 해가면서 수업에 들어오려고 하는 겁니다 

그래서 계속 쫓아 보내죠 

계속 들어오려고 하니까 아예 내보내고 교실 문을 잠가버립니다 


이게 억압의 좋은 비윱니다. 

교실에서 아예 퇴출시켜 버리는 거예요 

억압된 기억을 다시 우리 정신에 들어오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억압된 것은 아예 의식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 중에서 

다른 사람들은 기억하는데 

자기 자신은 기억 못 하는 게 있어요 

보통 다른 사람들을 때렸다 그런 걸 기억 못 합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요즘 이슈인 학폭으로 

예시를 들어도 나쁘진 않을 거 같아요

때린애는 기억을 못 한다고 하잖아요 

그럼 그게 억압이냐? 

그건 억압이 되었다고 보는 게 아니라 

기억할 가치가 없다고 하는 겁니다 

사람 아니니까 기억할 필요도 없죠 

더 글로리라는 드라마 아실 겁니다 

그런데 거기 악인 5인방이 전부 문동은을 기억하고 있어요

특히 박연진도 그러잖아요 

그냥 사이가 안 좋았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자기 행동을 다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게 현실의 학폭러들과 차이라고 봐야 될 거 같아요 

현실 학폭 가해자들은 때린 사실도 잘 인지 못할 겁니다 

첫 번째는 집단으로 해서 그럴 거고요 

두 번째는 피해자를 하나의 물건, 즉 자판기 정도로 생각한다는 게 됩니다 

그래서 권리 착취가 일어날 거고요 


억압의 경우에는 어린 시절 학교 다닌 기억들에 대해서 

잊고 싶어서 굳이 안 떠올리려고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게 의식에 있을 때는 '억제'하는 겁니다 

그래서 신경증에 시달리는 청소년들과 분석을 진행하다 보면 

그런 말을 듣게 될 때가 있습니다 

이건 '필요 없는 기억'이라고 말하는 겁니다

그런데 우리가 생각하는 증상들은 주로 그런 기억에 숨어서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해요 

이런 내용이 있다 보니까 

정신분석가의 카우치를 두고 '체면 상실의 자리'라고도 이야기합니다.

무의식이 증상일까?

그리고 사람들이 조금 오해하는 게 있습니다 

무의식을 증상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이건 공부하신 분들도 좀 오해가 있는 거 같던데요 

정신과 의사들 중에서도 이렇게 아시는 분들이 있고요 

정신분석 치료가 무의식의 변화를 이끌어내야 치료된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그래서 의료를 공부하신 분들이나 정신보건계열에서 근무하시는 분들도 

그런데 엄밀하게 따지면 무의식자체는 변하질 않습니다 

거기다가 우리 의식이랑 기억하는 방식이 다르죠 

우리 의식에서는 흐름에 따라서 기억의 변형이 일어날 수 있는데 

무의식에서는 서랍처럼 딱딱 들어가 있습니다. 

그리고 시간성도 없다고 하죠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그럼 이 부분에서 치료에 대한 것이 있겠죠?

정신분석 치료에 대해서 대단히 부정적인 분들이 있습니다

정신분석 치료에서 효과 나오려면 1년 이상 걸리니까 

시간 오래 걸린다고 좀 꺼리시는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무의식의 대 전제가 있습니다 

의식이 안된다는 거죠 

그런데 우리의 증상은 의식이 됩니다 

그럼 증상은 무의식일까요? 

빙 이미지 크리에이터로 만들었습니다.

증상자체는 무의식이 아닙니다 

증상을 일으키는 동력이 무의식에 있다고 보는 겁니다 

그래서 무의식을 원인으로 본다는 것이고요

그래서 분석치료를 할 때 1년이나 분석해야 효과 나온다는 건 오햅니다. 

빠를 때는 한 번만에도 등장하는 경우가 있어요 

저도 몇 번 경험은 있는데 

어떤 여자분의 강박증이 좀 심해져서 저한테 분석의뢰가 들어온 적이 있는데 

첫 회기하고 행동처방 조금 들어가고 하니까 

효과가 바로 등장하는 겁니다  

만약 1년 넘게 해야 효과가 나온다고 치면 

정신분석 자체가 의미가 없겠죠 

이번에 새로 만든 로고입니다

그럼 이런 생각을 한번 해봅시다.

상담현장에서 바로 무의식으로 들어갈 수 있을까요? 

무의식을 치료한다고 하시는 분들의 자료들을 좀 본 적이 있습니다 

온라인상에 그런 건 많으니까요. 

이론은 좀 그럴싸하게 만들긴 합니다. 

그런데 우리가 상담을 하게 되면 의식자료부터 검토가 들어갑니다. 

조금 깊이 들어가면 전의식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고요 

바로 무의식으로 들어가는 건 불가능한 것이죠. 

그 해당 임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으니까 알 수가 없는 것이고요 

그렇다면 우리가 정신분석 치료를 하는 데 있어서 

회복하려면 무의식이 의식화되어야 한다고 하죠?

제가 유튜브에서 무의식의 의식화라는 것에 대해서 찾아보니까 

어떤 자기계발과 관련해서 

성공을 향해 능력을 향상하고 

혹은 원하는 대로 현실을 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그런 내용이 나옵니다 


그런데 이때 말하는 무의식은 

그 사람이 적용하는 논리에 포함된 세계관으로 보는 것이 더 좋지 싶습니다 

현실을 원하는 대로 보게 하는 것은 환상이나 세계관의 역할이기도 하고요

혹은 일종의 잠재력도 그렇게 묘사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감정이나 습관도 무의식으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것 하고는 상관이 없고요 

우리 의식에서의 감정도 있지만 

무의식적 감정이라는 것도 있거든요. 

이때의 논리 자체는 의식 논리하고 차이가 좀 있습니다. 

무의식 감정이라는 것에는 기억 흔적이라는 게 관여합니다 

이 기억흔적이 심리학에서 이야기하는 기억하고는 좀 많이 다른 거고요 

무의식하고 관련이 있는 거예요.

정신분석에서 이야기하는 무의식의 의식화라는 것에 대해서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상태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신비하게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는 내용을 생각해 보면 

챗지피티는 이렇게 이해를 하더군요 

일반적으로 무의식적인 생각 감정 욕구 행동등을 의식적으로 깨달음으로 

자각하고 이해하는 과정 

결과적으로 무의식의 영향을 깨달음으로 행동과 선택에 대해 깊은 이해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런데 이렇게 써놓으면 거창한 거처럼 보이는데 

정신분석적 지식이라는 게 실제로 경험해보고 나면 별거 아닐 때도 있어요 


무의식의 의식화라는 것은 

우리 정신에 병을 일으키는 세력이 형성됩니다 

이 병을 일으키는 세력 때문에 자해도 하고 강박증에도 시달리고 그래요 

병을 일으키는 세력이 있다면 건강한 세력도 있다는 말이죠? 

그런데 병을 일으키는 세력이 힘이 훨씬 큰 겁니다 

그래서 건강한 세력이 활동하려고 해도 

병을 일으키는 세력에 의해서 활동을 할 수가 없어요 

따라서 병든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그런데 분석과정에 들어가면 

이 세력관계에 개입을 하게 됩니다 

병을 일으키는 세력들은 억압된 기억들이 모여있습니다 

그럼 분석을 진행하면서 그 억압을 풀어가는 겁니다 

억압이 풀려간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질까요? 

즉 건강한 세력들이 힘을 조금씩 더 얻으면서 

마침내는 병을 일으키는 세력보다 힘이 더 세진다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증상을 일으키지 않아도 괜찮아지는 것이고요 

그래서 자해가 심각한 애들이 있을 때 

처음에 분석을 하잖아요? 

그럼 분석을 하면서 자해하고 싶은 생각이 점점 옅어집니다 

그리고 나중에는 별관심이 없어져요 

이런 과정으로 진행이 됩니다 

그런데 문제는 자해하던 병리적 세력들은 다시 다른 내용으로 그 증상이 옮겨갑니다 

그래서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들이 잠잠해졌다고 해서 증상이 끝난 게 아니라는 겁니다 

게다가 약으로 자해를 눌러놔도....

 

약도 자해의 도구가 됩니다...

오늘은 무의식에 대해서 이야기를 좀 해보았습니다 

무의식이라는 말의 용법이 워낙 광대하게 사용되다 보니까 

정신분석에서 이야기하는 무의식의 의미가 좀 흐려지기도 한 것 같습니다. 

특히 좀 신비주의에서도 이런 부분들을 좀 강조하고 있어서 

저는 거기에 대해서 좀 비판적이긴 하고요. 


무의식과 관련된 내용을 받아들이실 때는 

처음에는 그냥 같은 의미로 보고 접근하셔도 크게 무리는 없습니다 

그런데 전문성을 띠고자 하실 때는 해당 이론 체계에 대한 명확한 이해가 있어야 돼요 

용어는 같아도 의미는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타로 카드 상담사가 무의식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야기해 줬는데 

그 내용을 정신분석으로 다룰 수는 없는 겁니다

게다가 전문이론을 다루는 학자라고 해도 중심이론이 다르다면 같은 말이라도 

다른 의미가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공부하실 때 그 점을 염두에 두신다면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이비와 신비주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