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를 든 아틀라스와 우리는 다를 바가 없다
헬스장에 글쓰는 의자가 있어서
사람들이 헬스를 끝내면
머물러 글을 쓰다 가는 곳이 있으면 어떨까?
삼삼오오 개미처럼 앉은 사람들은 분명
생각보다 오래 머물게 될 것이다.
루틴은 아주 작은 조각들로부터 시작된다.
어렸을때 시작하는 작은 루틴들, 예를 들면
밥 먹으면 이 닦고, 집에 오면 손 씻기.
커갈수록 루틴 조각은 커지고 확장된다.
레고를 끼우듯이 차곡차곡.
개인의 루틴을
얼마나 튼튼히, 견조하게 쌓았느냐에 따라서
전혀 가능할 것 같지 않은 일들이 실현되기도 하고,
48시간을 사는 것 같은 하루가 완성되기도 한다.
헬스를 끝내고 글을 쓰는 것은 나의 루틴이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힐 때
머릿 속에서는 문장이 송골송골 맺힌다.
바벨 스쿼트를 하며 땅을 밀어올리자,
내가 내 두 발로 나의 일상을 들어올리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요즘 나의 일상이 무너지고 깨지고
흐트러져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다시 들어올려지고 있구나.
결국 들어올리는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나’구나.
운동을 꾸준히 한다는 것은
그리스 신화에서 천하를 들고 섰는 아틀라스처럼
내 일상을 단단히 지지하는 엄청난 일이다.
바벨뿐만이 아니라
무너진 ‘나’도 같이 들어 올리는 일이다.
‘나’를 성장시키는 일이다.
찌릿한 성장통이 아픈 이유는
뼈가 어그러지고 늘어나며 갈라지기 때문인 것처럼,
내가 아파하는 동안 내 일상의 키는 한층 더 자라있다.
인생을 자라게 하는 비결은 바로
얼마나 찢어내고, 갈라내고,
들어올리느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마치 근육을 키우는 일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