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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순미 Jul 17. 2024

이혈 후 수면

입면이 줄었어요

자시子時(밤11시~오전1시) 자는 시간

축시丑時(오전1시~오전3시) 축 늘어져 자는 시간

인시寅時(오전3시~오전5시) 인나는 시간 

묘시卯時(오전5시~오전7시)묘한 곳(화장실)에 들어가는 시간

진시辰時(오전7시~오전9시) 진지 드시는 시간


수면 관리 혈자리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었어요. 시간법을 활용해 적절한 수면 시간을 설명하다가 나온 교수님의 우스갯소리예요. 적어도 밤 11시에서 오전 5시까지는 숙면해야 성장 호르몬이 정상 분비되어 면역 체계를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한 거죠. 야겠다고 맘먹을 때마다 따박따박 수면에 들면 오죽 좋을까요. 맘대로 안 돼서 사람 애먹이는 장르 중 하나가 불면이지 싶어. 신체적인 것부터 정신적인 것까지 사람마다 다양한 원인으로 시달리는 불면에 도 넉넉한 부지를 꿰차고 있답니다.


중에서도 특히 입면 장애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한 때는 수면제도 처방받아 보았고 멜라토닌도 복용해 보았지만 두통이라는 부작용이 나타나 그만두었죠. 의존성이 생기고 부작용나타날 수 있다는  알면서도 간편하게 해결하고 싶은 맘이 앞섰 그때는 잘 자고 보는 것이 최우선이었거든.


불면의 원인이라극도의 스트레스나 불안감, 우울감, 불규칙적인 생활 습관, 카페인이나 알코올 과다 섭취, 잦은 야식 등 어느 것 하나에도 해당되지 않는 사람이 저예. 답답한 마음은 예민한 성향에 무게를 두었수면 환경 개선에 관심을 쏟았죠. 암막커튼 설치, 침대독서 중지 및 규칙적으로 잠자리에 들기, 햇빛 날 때 걷기, 복식 호흡 등을 실행해 봤지요. 약의 부작용보다 낫겠다 싶어 주의를 기울여 지만 귀만 닿으면 5분도 안 돼 잠에 빠지는 기적은 일어나지 않더.


이혈 테라피 수업에서 수면 관리에 대해 배우는 중 만성 수면 부족이 일으키는 대표적 질환이 당뇨병이라는 걸 알게 됐어요. 수면이 부족하면 스트레스받을 때 분비되는 것과 같은 코르티솔 호르몬이 분비돼 혈액 속 지방과 당 수치를 일시적으로 높일 수 있대요. 코르티솔 수치가 지속적으로 높게 나타나면 당뇨, 고혈압, 비만으로 이어진다는군요. 설명이 진행되자 여기저기서 불면을 호소했어요. 하루에 두 시간 이상 잠을 이루지 못한다는 학우있었죠. 수업이 끝난 후 저를 비롯 수면이 힘든 학우들은 교수님의 손길로 마사지를 받고 이혈 패치도 부착했. 취약한 부분에 첩압했을 땐 그 부위에서 따끈따끈 열기도 느껴지고 통증도 동반됐죠. 빠른 수면 진입 및 숙면기대하려면 그 정도쯤이야  일도 아니죠. 불면이 여러모로 해롭다는 사실 앞에서 조급해지는 마음도 없지 않았지만 예전처럼 부작용을 감수하면서까지 해결하진 않으려고요.


빨강 부분이 '수면점'이에요. 수면 양을 조절하는 혈자리죠. 파랑 부분은 '신경쇠약구'라고 수면의 질과 관계된 혈자리죠. 표시된 위치에 점이 생겼거나 함몰 또는 변색, 변형이 보인다면 입면장애 혹은 수면유지장애를 겪을 확률이 높다고 봐야 해요. 불면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수면 관련 혈자리를 자주 마사지하여 긴장감을 이완시켜야 해요. 마사지 대신 이혈 패치를 붙이는 것도 효과적이고요. 많은 신경들이 귀를 통해 뇌와 연결되기 때문에 효과가 빠르게 나타날 수 있다고 했어요. 불면에 시달리는 학우들은 증상이 개선되기를 바라는 맘으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벼웠을 거예요. 저 역시 단박은 아니더라도 차츰 좋아지길 기대하며 이혈 패치 붙인 자리를 꼭꼭 눌렀답니다.


교수님은 바나나 라테 드시는 분 손들어보라고 했어요. 반 이상은 손이 올라갔어요.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없다며 '꾸준히' 먹어보 권하더군요. 바나나의 트립토판 성분이 수면 유도에 탁월하다면서요. 트립토판이 충분해야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이 증가해 건강한 수면에 이를 수 있다는 거예요. 바나나 외에 상추, 양파, 호두, 아몬드, 우유, 체리, 키위 등이 숙면에 도움이 되니 자주 섭취할 것을 부탁했어요. 


수업 이후 음식 섭취에도 주의를 기울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빵과 면 종류를 멀리하려 애써보고요. 5대 영양소를 따져보기도 하면서요. 식습관 개선의 또 한 가지, 과일은 식전에 먹어야 한다는 국룰도 지키는 중입니다. 배울 때만 한시적으로 지키다가 말짱 도루묵이 되지 않으려면 심드렁하게 여기는 주방을 살갑게 대해야 할 것 같네요. 주방과 친하지 않아도 뚝딱 준비 가능한 바나나 라테 섭취는 두 달이 좀 넘었고, 이혈 기석 부착한 지는 석 달 좀 넘었는데 입면 시간이 상당히 줄었어요. 30분 내에 잠드는 것 같아요. 바나나 라테와 이혈 기석, 식생활 개선 등의 시너지 효과겠죠?


섭생이란, 거친 밥과 채소 반찬으로 몸을 섭섭하게 대접하는 것이죠. 귀하게 대할수록 오히려 몸은 황폐해진다면서요. 날다람쥐처럼 움직이고 음식 섭취에 신경 쓰면서 명 관리에 진심으로 관심 좀 기울여야겠어요. 섭생의 기본 원리를 제대로 지키는 '선섭생자' 살아가라는 노자의 가르침을 생각하며 불완전한 수면과 소화에서 탈출해 보겠어요. 러시아워처럼 혼잡한 몸이 아우토반처럼 원활하게 흐르도록 마사지와 이혈 패치 부착도 꾸준히 실천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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