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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세정 Jul 05. 2021

워킹맘의 와이셔츠 다림질솔루션

워킹맘 이야기

친정은 세탁소를 한다.

친정 근처에 살 때는 이런 고민이 없었는데 이사 후에는 

일주일에 꼬박꼬박 5벌씩 나오는 와이셔츠가 그렇게 꼴 보기 싫었다.


출퇴근 시간도 거의 한 시간이나 더 늘었는데,

이제는 아이들 저녁도 챙겨야 하는데,

내 옷은 다릴 것도 없구먼,

남편은 와이셔츠를 비롯하여 손이 가는 옷들이 더러 있었다.


그러다, 문득 스타일러의 초기버전과 에어드레서의 현 버전에서

바지추를 사용했다는 게 생각이 났다.

우리도 김치냉장고를 들이면서, 얼결에 대폭으로 할인을 하던

에어드레서를 구입을 했는데,

그간 빨기 힘든 겨울 옷을 손질하는 용도로만 써서

사실 여름에는 자리만 차지하고 쓸 일이 없었다.


시범 삼아 남편 와이셔츠를 하나 넣고 바지추를 달았는데,

오호~결과가 생각보다 괜찮았다.

입고 다닐만한 수준으로는 주름이 펴졌던 것이다.

와이셔츠에 바지걸이 집게를 단 모습


에어드레서에 딸린 바지추는 하나이다.

나는 점점 요령이 생겨서,

바지추 대신 바지걸이 집게를 달기 시작했다.

그리고 전에는 모드를 데님모드(스팀기능 포함) 1시간 50분으로 돌리던걸

요새는 스마트 건조(스팀 기능 없음) 1시간 30분으로 바꿨다.

어차피 세탁기 돌린 다음이라 젖어있는 상태인데,

굳이 스팀 기능이 필요할까 싶어서다.


물론 다림질처럼 말끔하지는 않다.

추를 달 수 없는 소매는 여전히 쭈글거리고

- 게다가 소매는 원통형에 소매 주름도 있어 스팀다리미로도 쉽지 않다.

와이셔츠 앞판과 뒤판 길이가 다른데도 억지로 바지걸이를 달아 

밑단도 살짝 어색하게 옆으로 주름이 펴져있다.

- 뭐, 어차피 이건 바지 안으로 들어가니까 괜찮다며 혼자 위안한다.

에어드레서로 주름을 편 와이셔츠


자세한 건 사진을 보면 될 것 같다.

위에 언급된 단점에도 불구하고

매번 세탁소 가서 와이셔츠를 맡기는 게 귀찮다.

셔츠 한 장에 천원(**토피아 기준), 한 달이면 2만원이다. 돈 아깝다.

집에 의류관리기기가 짐만 된다.

- 이렇게 생각하시는 분들은 시도해봐도 좋을 것 같다.


남편 직장동료들이 의류관리기기가 자리만 차지한다고 하자,

남편이 우리집에서 이걸 다림질 대용으로 쓴단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반응이 상당히 핫했다고 한다.

지금 입고 있는 옷도 그렇게 다린 거냐며 물었다는데,

그전에는 아무도 몰랐던 듯 하다.


남편은 팁이라며, 

와이셔츠는 잘 펴지게 얇은 걸로 사라고 했다고 한다.




그 밖에도 나한테는 몇가지 얼렁뚱땅 살림 비책이 있다.

없는 시간을 쪼개서 쓰기 위해 만들어낸 궁여지책들이다.


이를테면 설거지.

지금은 식기세척기를 들여서 해결했지만,

한참 시간에 쫓기던 일하면서 노무사 공부하던 시절에는

설거지를 특이한 방법으로 했다.

고승덕 변호사가 사용한 방법이다.


식기세척은 

1. 식기에 뭍은 이물질을 물리적으로 제거하기.

2. 세제를 통해 화학적으로 (주로 기름 성분) 분해하기 

이렇게 2가지 과정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


나는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세제로 식기를 닦고, 물로 헹구는 과정을 하나로 합쳐,

식기를 세제 푼 물에 넣어둔 뒤

물로 헹구는 과정에서 수세미를 사용했다.


고승덕 변호사가 그의 책에서 언급한 방법이긴 하나,

실은 어린 시절 엄마가 그렇게 하는 것을 보기도 했다.

- 엄마도 오죽 바쁘게 살았던가.

궁하면 통한다고 범부인 엄마와 고승덕 변호사는

같은 솔루션에 도달한 것 같다.


흠... 세제가 남을 까 봐 걱정이 된다고?

사실 나도 그랬다.

그래서 이거 사치 아닌가? 생각하면서도

식기세척기를 구입한 거다.

지금은 너무너무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우리집에 놀러 온 동기가 한 말이 걸작이었는데,

"언니, 시간당 최저임금 고려하면, 

식기세척기야 말로 시대의 발명품 아니에요?"

- 그녀는 법인에서 한참 왕성하게 활동 중이었는데,

식기세척기를 보자마자 최저임금이 떠올랐나 보다.


요새는 세탁, 청소 등 대행서비스도 많다고 하는데,

일단 그만한 경제적인 여유가 없고

누가 내 집에 들어와서 살림을 하고 가는 게 불편하다.


최소한의 살림살이는 유지해야 하기에,

남들이 들으면 기겁할?

각종 아이디어들이 나오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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