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세정 Sep 09. 2021

가르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워킹맘 이야기

#1 수능이 사라지려나?

일전에 유시민 인터뷰에서 평등에 기여할 수 있는 두 가지 분야를 꼽는 다면

그건 "교육"과 "의료"라고 했던 기억이 난다. 맞는 말이다.

의료는 살 권리에 대한 평등이고, 교육은 행복하게 살 권리에 대한 평등이다.


내가 아이들에게 자주 하는 말이 있다.

"네가 뭘 해도 좋지만, 공부를 잘하면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사람들은 가족들이 너를 잘 아는 만큼 너를 잘 모르니까 객관적인 지표가 필요한 거다."

대학 졸업장이 객관적인 지표로 사용되던 시절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아직까지는 대학 졸업장이 중요하고 + 알파로 포트폴리오 등이 지표로 사용되는 것뿐이다.

내가 보기에는 포트폴리오도 객관적인 지표이다.

- 부모의 영향력이 포트폴리오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게 문제지.


기실 공부는 출세의 사다리로 쓰여왔다.

옛날에는 가난한 집 자식 중 공부를 잘하는 아이가 있으면 소 팔고, 논 팔아 몰빵 투자를 단행했다.

학문을 중요하게 여기고, 가족을 부양하는 게 당연했던 유교 문화라 그런 것도 있었겠지만 말이다.

개천에서 용 나는 게 불가능한 시대라 그런지,

아니면 "용"이 되기보다는 누구의 말처럼 개구리, 도롱뇽으로 각자의 가치를 추구하는 것을 바람직하게 여기는 시대가 돼서 그런지, 내지는 '공부해봤자'라는 체념 어린 생각을 해서인지,

이전만큼 우리 세대는 자녀에게 공부를 강요하는 것 같지는 않다.


*부언하지만 난 개구리, 도롱뇽으로 행복해 할 수 있는 세상이라는 말이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으며, 그 발언을 한 사람의 진의가 어떠했건 간에, 그 위치에 있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다른 뜻(소위, '사다리 걷어차기')으로 왜곡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지 못한 건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


공부가 예전만 한 위상을 가지지 않는 데다, 사람들이 아이를 가지지 않는다.

결혼한 부부도 아이를 낳지 않고, 결혼을 안 한 연인끼리는 더더군다나 아이를 낳지 않는다.

사회적인 편견 때문인지, 서유럽은 혼외 출생의 비율이 50%가 넘는다는데, 우리나라는 이슬람 국가도 아닌데 그 비율이 1.9% 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 낳지 않는 이유 중 상당 부분은 사교육비에 대한 부담 때문일 것 같다.

둘도 힘든데 혼자서 어떻게 키우겠는가?

정말로 조만간 수능이 사라질 수도 있을 것 같다.




#2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의 장점

개인적인 견해를 밝히자만 우리나라 교육시스템이 나름의 장점이 있다.

대부분 사람들이 상식적이다.

나도 제대로 외국 사람들을 경험한 것은 아니라 말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지만,

교육을 받고 받지 않고에 따라 상식의 범위가 너무 달랐다.


일례로 대화 중에 "GDP"가 나왔는데,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대략 그게 무엇인지는 알 텐데,

대학을 가는 사람만 가는 나라였던, 거기서는 그렇지 않았다.

"GDP"가 무언지 그게 어떤 이유로 사용되는지 등을 설명해야 대화가 이어졌다.


#3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우리나라는 획일적인 교육이 문제가 되지만, 그건 너무 많은 지식을 한 번에 욱여넣기 때문이고,

그건 경제적 자원이 희박한 상황에서 어쩔 수 없었던 선택으로 보인다.

한 반에 아이들 수가 줄어들고, 교육 방법이 강의식이 아니라, interactive방식이나 협동 수업, 토론 수업 등으로 다양화한다면, 어느 정도는 해결이 될 문제 같다.


다행인 건지 불행인 건지, 학교 수와 교사의 수는 늘어나고 아이들의 수는 줄어든다고 하니,

평생직장이 보장이 되는 교사들을 활용하기 위해서라도 이제 수업의 방식은 변화해야 할 것 같다.

- 나이 먹으면 익숙한 방식(강의식)을 선호하는 데다, 교사에 대한 외부적인 평가가 전무하니,

이 부분에 대해서는 고민이 필요하겠다.


내가 5년을 았던 그 나라에서 놀랐던 점 중 하나는

우리는 "이건 이렇다."를 선생님 설명으로 배울 때

그들은 이건 왜 그런지를 역할놀이+토론+글쓰기의 방식으로 배운다는 점이다.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자기 의견 말하기", "남의 의견을 듣고 요지를 파악하기" 등 커뮤니케이션 스킬과 비판적 사고를 배울 수가 있다.

다만 많은 양의 지식을 넣기에는 좀 부족하다.


그렇다면 핵심적인 내용은 직접 해보는 방식으로,

그 외 심화는 온라인 학습을 포함한 플립러닝으로 해도 괜찮지 않을까?

살아가는 데 더 중요한 건 지식의 양보다는 커뮤니케이션 스킬, 비판적 사고 능력이 아닌가?

이전 01화 엄한 부모 밑에 효자 난다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