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맘 이야기
부모의 사랑을 듬뿍 받은 아이, 엄한 부모 밑에서 훈육을 받으며 자란 아이 중 어떤 아이가 더 양심적으로 자랄까요?
여기 자녀에게 높은 기준을 들이밀라고 주장하는 책이 있다.
'GRIT 그릿'은 아이들에게 높은 기준(기대, 요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양육방식이 '현명한 양육방식'이라고 말한다.
앤젤라 더크워스 자신이 중국계여서 그런 건지, '현명한 양육방식(권위적인 양육방식)'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인 듯 보인다. - '현명한'이라는 표현 자체가 가치중립적이지 않다. 뭔가 답이 정해진 느낌?
책에서는 현명한 양육방식과 허용적 양육방식 둘다 긍정적으로 본다.
'현명한 양육방식'이란 아이에 대해 높은 기대를 하고, 물심양면 지원을 아끼지 않는 교육방식이다.
현명한 부모는 아이의 심리적인 욕구를 정확하게 판단하고 아이의 잠재력을 최대한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랑, 한계, 자유를 필요로 한다는 점을 아이에게 인식시킨다. 그리고 권위는 권력이 아니라 지식과 지혜를 바탕으로 한다.
소위 이야기하는 (미국식) 타이거 맘, (우리나라식) 돼지 엄마식 교육방법인 것 같다.
다만 앤젤라 더크워스가 이야기하는 부모의 지지는 '부모가 바라는 바'가 아닌 '아이가 원하는 바'이다.
“엄격한 사랑은 부모의 이기심이 없다는 전제가 있어야 합니다.” 스티브는 이야기를 이어갔다.
사고뭉치 둘째 녀석이 이제는 프로 게이머가 되겠다고 학원을 두 군데를 알아왔다.
- 이 녀석은 3학년 때 파쿠르를 배운다고 은평구에 있는 무슨 협회에 등록을 하겠다고 해서 난 라이딩을 못하니 하든 말든 네가 알아서 하라고 했더니 왕십리에 있는 학원을 알아와서 어쩔 수 없이 보냈었다.
지금은 파쿠르로 검색하면 여러 학원이 보이지만 당시만 해도, 파쿠르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 학원이 많지 않았다.
정말이지 울며 겨자 먹기로, 이번 주는 명절 연휴니 다음 주에 게임 학원을 방문해 보자고 했지만, 사실 속이 많이 쓰리다.
내가 꼰대인 걸까? 나이 들어서도 왕성하게 활동하는 프로 게이머들이 많아진다면, 마음을 조금 놓을 수도 있을 것 같다. - 이미 그런 사람이 있지만 내가 관심이 없어서 모르는 건지도 모르겠다.
이윤구 변호사처럼 스타크래프트를 그리 하고도 사시에 합격한 사람도 있던데, 결국 될 놈은 되는 건가? 싶다가도, 이 놈이 될 놈인지 안될 놈이지 어떻게 아냐? 는 생각이 든다.
나 자신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컸으면서, 왜 자식들은 이 방향이 아닌데? 이거 위험한데?라고 가르치려고 드는지 모르겠다.
내가 저 녀석에 대한 기대가 적은 걸까? 지지를 해주려고 하는데, 나와 방향이 다르니, 썩 내키지 않는다.
내 자신이 어디까지가 '한계'인지를 몰라 그런 것 같다.
책에서 말하는 현명한 부모들처럼 나도 '한계'에 대해 아이들에게 지혜롭게 설득해보고 싶다.
직업은 네가 좋아하는 걸 해야지. 대전제는 오케이야.
프로게이머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 그게 나중에도 할 수 있는 직업인지 아직까지는 잘 모르겠어.
흠..., 게임을 하면서 친구들이랑 좋지 않은 말들을 너무 많이 섞어서 해서 그것도 신경이 쓰여.
툭 하면 게임하다가 학원에 지각하는 것도 그렇고.
그리고 머리는 좀 자주 감으면 좋겠다.
자기 전에 양치질도 좀 하시고...,
- 이 놈이 하도 양치질을 안하고 버텨서, 에밀 쿠에 '자기 암시'를 읽고는 책에 나온 대로 아이가 잠자는 머리 맡에서 "OO이는 양치질을 좋아한다. 기분이 상쾌하다."를 반복해서 들려주기도 했는데, 이 녀석은 씨알도 안먹힌다.
https://brunch.co.kr/@viva-la-vida/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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