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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미토닥 Oct 09. 2024

배 아파 낳은 니 애만 소중하냐?

문화센터에 모인 또래 아이들을 보며 드는 솔직한 진심에 뼈 때리는 조언


'우리 애가 제일 이쁘네.'


문화센터에 가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다.


'우리 애가 제일 똑똑하네.'

'우리 애가 제일 집중 잘하네.'

'우리 애가 제일 귀엽네.'

'우리 애가 제일 똘똘하네.'

'우리 애가 제일 호기심이 많네.'

'우리 애가 제일 똘망똘망하네.'

'우리 애가 제일 활발하네.'


이외에도 '우리 애가 제일'인 것들이 너무나도 많게 느껴진다.


비슷한 개월의 아이들이 모이는 문화센터 클래스의 특성상 

수업을 받으며 모두 다 같이 동그랗게 앉아있으면 딱 보는 순간  다양한 생각이 떠오른다.


'저 아이는 머리숱이 많네. 남자애로 안 보여서 좋겠다.'

'저 아이 스타일이 좋네. 양말을 예쁘게 신기는 게 중요하구나.'

'저 아이는 손가락을 안 빠네. 좋겠다.' 

'이 아이는 침을 안 흘리네. 부럽다.'

'벌써 기어 다니네. 아직 앉아있지도 잘 못하는데.'

'옹알이 목소리가 엄청 크네. 엄청 말 잘하겠다.'


나도 모르게 5개월 그녀와 다른 아이들과의 '겉'모습 비교가 시작된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좀 더 지나면 이제 각 아이들의 기질과 행동에 눈이 더 간다.

호기심이 많아서 보기만 하면 손이 먼저 나가는 아이.

한창 구강기라 뭐든지 입으로 가져가는 아이.

엄마 품에서 절대 안 나오는 아이.

무조건 우는 아이.

본인 장난감은 그냥 두고, 옆자리 아이 장난감을 계속 가지고 오려는 아이.

뭘 해도 무표정하게 무념무상 표정인 아이.

무조건 앞으로만 직진해서 기어나가는 아이.

계속 옹알이하면서 허공에 손을 허우적거리는 아이.


다양한 아이들을 보면서 알았다.


모두가 다르고, 

모두가 소중하고, 

모두가 특별하다는 사실을.


문화센터가 끝나고 집에 오자마자 5개월 그녀 할머니에게 달려가서 말한다.


"엄마, 솔직히 내 아이가 진짜 솔직히 제일 최고 예쁜 건 아닌데

제일 눈빛이 똘똘해. 집중도 제일 잘하는 거 같아. 

선생님한테서 눈을 못 떼더라고.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노벨의학상을 받게 되는 거 아니야?

너무 똑똑한 거 같아."


흥분해서 5개월 그녀를 아기띠에서 내려놓지도 않고 말들을 쏟아냈다.


잠자코 듣고 있던 5개월 그녀의 할머니는 웃으며 말씀하셨다.


"다른 엄마들도 집에 가면 너처럼 이야기할 거야. 내 애가 제일이라고."

"응? 아니. 엄마. 진짠데?"

"응. 그래. 진짜야. 거기 온 모든 아이들이 최고인 거야.

니가 낳은 자식만 최고가 아니라.

내 배 아파 낳은 내 자식이 나한테는 제일인 거야.

그래서 다 소중하고 특별한 거야. 아이들은.

내 애만 소중한 게 아니라."


오늘도 할머니한테서 한 수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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