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미정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송동주 Mar 16. 2020

작은 것

 언어에는 힘이 담겨 있고, 작은 한마디 말에는 더욱 큰 힘이  담겨있다. 그 힘에는 뜻이 담겨 있고 뜻이 담겨 있는 힘이라는 단단한 그릇은 쉽게 깨어질 수는 없나 보다. 애써 무시하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 작지만 강한 한마디 말에는 듣는 사람도 이미 알고 있는 상황이지만, 남의 입에서 강한 펀치를 얻어맞는 기분이란 애매모호하다.


 애매모호해서 온갖 것들이 교차해서 머릿속을 비틀어 짜기도 한다. 뭐 그래도 비틀어 짠다고 해도 다시 평평하게 펴는 것은 쉬운 일이니 딱히 겁을 먹는다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내가 살아가는 것이기도 하고, 이러한 것을 특권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런 특권은 나만이 아닌 모두가 가지고 있는 특권이니까. 모두가 그럴 특권이자 의무를 가지고 있으니까.


 작지만 강한 말에는 대부분이 긍정을 포장한 말이 1퍼센트이고, 나머지 99퍼센트는 이별, 두려움, 우울감 여러 가지를 채운 부정이라고 생각했을 때, 100퍼센트 중에   99퍼센트가 이런 불순물로 가득한 부정이 들어온다고 생각하니 찝찝하고 온몸이 더러워지는 기분을 느끼게 된다. 원래 사람은 긍정보다는 부정을 더 신경 쓰며 모든 것에 불안에 떨며 두려워하지만, 이런 불안과 두려움이 세상의 공백을 가득 채워있는 것이 당연한 것 같다. 불안과 두려움이 주는 선물은 언제나 끝에 가서는 긍정을 가져다주는 산타클로스였다고 당당하게 말을 할 수 있다. 99퍼센트의 부정이 세상의 공백이라고 한다면 1퍼센트의 긍정이라는 것은 무언가 잃어버린 듯하고, 뻥 뚫린 공허함이 아닐까 한다. 겉으로는 똘똘하고 단단하지만 안을  들여다본다면 아무것도 아닌 부스러기만이 존재하는 것들이다.


 작은 것들은 항상 두려운 것들이었다. 어떻게 변화시킬지 알 수 없었고, 우린 알 수 없는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거부 하지만 끝내 흘러갈 수밖에 없 것들이다. 오죽하면 '작은 거인'이라는 단어도 있을 정도이다. 한마디 말 또 큰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신호등 불빛.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