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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ke Skywalker Jun 27. 2017

엘비라 마디간 (1967)

아름다운 배경, 감미로운 음악속에서 흘러가는 비극적인 사랑

영화는 '1889년 스웨덴 백작 육군장교 식스틴 스파리 중위와 덴마크 출신 소녀 엘비라 마디간이 숲속에서 자살하다. 이 영화는 실화이다.'라는 문구로 시작된다. 이미 영화의 도입부부터 영화의 결과를 알려주는 독특한 방식으로 시작되고 문구가 사라지자마자 아름다운 초원이 펼쳐진 배경에 사랑을 나누는 주인공들이 등장한다. 겉보기에는 달콤한 사랑을 나누는 평범한 커플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들은 용서받기 힘든 밀회를 하고 있는 중이다. 귀족 출신의 식스팩 장교는 처와 아이들을 버린 것도 모자라 군에서 탈영한 탈영병이자 불륜남이고 엘비라는 그런 식스팩에게 빠져 가족과 서커스단을 나온 어린 소녀이다. 이들은 마치 속세를 탈출해 아름다운 천국에서 지내는 듯 잠시동안 꿈같은 시간을 보내지만 이내 경제적 어려움이라는 먹구름이 그들에게 드리워지게 된다. 식스팩은 탈영병 신분이라 직장을 구할수도 없고 엘비라도 마땅한 돈벌이 수단이 없는 가운데서 두 사람의 행복한 나날은 점점 불행과 비극의 길로 내달리기 시작한다. 중간에 식스틴의 친구가 와서 함께 식사를 하며 두 사람에게 이제 그만하라고 만류하기도 하지만 소용없었다. 현실적 어려움 때문에 급기야 엘비라는 다리를 보여주며 다른 사람들 앞에서 춤까지 추게 되고 이러한 모습을 보고 낄낄대는 남자를 본 식스틴은 그 남자를 단숨에 때려 눕히기도 한다. 이러한 어려움들이 계속 되자, 두 사람은 서로 갈등을 일으켜 다투게 되고 두 사람 사이에 한동안 말이 없어지지만 두 사람이 한 호수위에 서로 일정거리를 유지하며 앉아 있을때 식스틴은 종이에 미안하다는 메세지를 쓰고 그 종이로 배를 만들어 엘비라에게 띄워 보낸다. 그것을 본 엘비라는 다시 마음이 풀려 다시 식스틴에게 안기게 되고 두 사람은 다시 격렬한 사랑을 나누게 된다.

하지만 최악의 순간은 점점 다가오고.. 먹을거리가 없자, 엘비라는 나무에 있는 열매를 따 먹기도 하고 급기야는 풀까지 뜯어먹게 되는 신세로 전락하게 된다. 마침내 두 사람은 이 모든 것을 끝낼 결심을 하게 되고 식스팩이 어느 술집에서 한 남자에게 팔씨름으로 얻은 빵과 음식들을 가지고 생애 마지막 나들이를 하게 된다. 가기 전, 식스팩은 자신들이 묵었던 곳의 주인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자신의 이름은 식스팩이라는 이름을 남기고 엘비라와 함께 다시 초원으로 향한다. 나무 아래서 어느정도 음식을 먹고 서로 끌어안은 두 사람. 하지만 식스팩의 오른손에는 권총이 들려있다. 그리고 엘비라는 자신을 먼저 죽여달라고 한다. 하지만 눈물을 흘리며 사랑하는 여인에게 차마 방아쇠를 당기지 못하는 식스틴의 모습을 보고 엘비라는 갑자기 초원 한 가운데로 달려가 풀 위를 날아다니는 나비를 쫓으며 초원의 아름다움을 즐기기 시작한다. 그 모습을 보고 결국 엘비라에게 방아쇠를 당기는 식스틴. 잠시 후 또 한번의 총성을 울려퍼지며 두 사람의 비극적이면서 짧은 생은 종말을 고하게 된다.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영화이다. 19세기 말 독일 북부의 플렌스 부르크에서 태어난 엘비라 마디간. 그녀의 어머니는 노르웨이 태생의 서커스단원이었고 아버지는 마굿간지기였다. 그러나 두 사람은 이혼을 하게 되고 엘비라의 어머니는 미국 서커스 단장과 재혼을 한다.

엘비라는 어린시절부터 서커스단원으로 길러졌다. 예쁜 외모에 인기도 많아서 유럽,미국을 오가며 서커스단원 생활을 하던 도중, 스웨덴 공연에서 자신의 처음이자 마지막 사랑인 식스틴 스파리를 만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유부남 탈영병 식스틴과 서커스단원 엘비라의 사랑이 시작된다.


1967년에 발표되었고 국내에는 1972년도에 개봉한 엘비라 마디간은 이처럼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스웨덴 영화이다. 흔히 사람들이 알고 있는 클래식무비 중, 비극적이고도 가슴아픈 사랑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는 러브스토리,라스트 콘서트,로미오와 줄리엣 등이 있다. 물론 이런 영화들보다 다소 덜 알려지긴 했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충분히 매력적인 이유는 우선 실화라는 점. 그리고 사랑을 위해 아내와 2명의 아이를 버리고 탈영까지 한 스페인 귀족 출신의 젊은 장교와 빼어난 미모의 서커스단원으로 유럽,미국을 오가며 명성을 쌓던 덴마크 출신의 한 소녀의 사랑의 도피를 스웨덴의 울창하고도 아름다운 숲을 배경으로한 그리고 그 유명한 감미로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 2악장,그리고 눈부신 미모를 자랑하는 여배우 피어 디거마크라는 이러한 요소들로 그들의 막장스러운 러브스토리를 숭고하고 아름답게 승화시킨 훌륭한 연출력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엘비라 마디간 역할을 맡은 피어 디거마크의 미모는 당시 뭇남성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결국 이러한 여러가지 요소들 때문에 용서 받을 수 없는, 이루어 질 수 없는 사랑임에도 불구하고 그 사랑마저 고귀하게 보이게 하는 것이다.

(중간에 있는 흑백사진이 엘비라 마디간과 식스틴 스파리의 실제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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