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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경빈 Aug 22. 2023

바다뱀의 시간

바다뱀의 시간

     

먼 풍경을 마주하며 백사장에 앉아

하늘과 바다의 색이 같아질 때까지

당신의 눈빛을 곱씹어봅니다

그럴 때 나는 신기루와 수평선과 

뒷산의 박새 소리를 그리워하는 

바다뱀이 됩니다    

 

표정과 그림자의 색이 같아질 때

떠나던 당신이 어떤 마음이었는지

나는 알지 못합니다 다만

먼 풍경을 마주하며 백사장에 앉아

나는 하늘과 바다를 본다 했고

당신은 수평선을 본다 했습니다

그 눈빛 참 헛헛했는데 

    

이쯤 와선 벗겨낸 허물 같은

그때의 대화만 남았습니다     


당신은 몽땅 잊고 

우리만 영영 기억할 겁니다     


바다뱀은 무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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