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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정민 Apr 25. 2018

후시딘 여드름에 발라도 될까?

여드름 치료에  활용되는 여러가지 연고 알아보기

 여러분들은 상처났을 때 사용하는 상비약, 상처연고로 어떤 제품을 사용하고 계신가요?  대한민국 대표 상처연고하면 마데카솔 연고, 후시딘 연고, 박트로반 연고를 들 수 있습니다. 상처연고 3총사 각각의 효능과 활용법을 예전에 글로 썼던 적이 있는데 기억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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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드름에 후시딘을 쓰라니?



 오늘은 그 중 후시딘 연고에 대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해볼까 합니다. 여러분들은 후시딘 연고 사용 설명서에 기재되어 있는 효능과 효과를 유심히 읽어 보신 적 있으신지요? 연고곽 뒷면을 꼼꼼히 읽어 내려가다보면 어~하는 문구가 하나 눈에 띄는데요. 바로 효능, 효과로 떡하니 적혀있는 심상성 여드름(보통 여드름) 이 부분입니다. 후시딘은 단순한 상처 연고에 활용도가 그치지 않고 피부에 고름이 생기는 증상인 농피증, 고름딱지증인 농가진, 감염성 습진양 피부염 등의 세균 감염증뿐 아니라 심상성 여드름, 모낭염에도 활용되고 종기, 화상, 외상, 봉합, 피부 이식후 생긴 2차 감염증 치료와 예방에도 활용되는 매우 넓은 활용 스펙트럼을 가지고 있는 항생제 연고입니다.



 후시딘은 퓨시드산나트륨이라는 항생물질을 주성분으로 하는데요. 이 물질은 세균이 증식하지 않도록 하는 정균제입니다. 퓨시드산나트륨이 여드름의 원인균인 Propionibacterium acnes, 즉 p.acnes균의 활동성을 억제시키는데 어느 정도 유효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또한 2차 감염으로 여드름 환부의 염증이 악화되는 것도 막아줘 여드름 치료에 활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드름은 각질이 모공의 하부모관 입구를 막으면서 피지의 정체가 일어나고 모공내 있던 여드름균이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만성 피부질환입니다. 염증 반응이 심화되는 과정에 포도상구균과 같은 피부상재균이 관여를 하기도 하구요. 후시딘이 효과를 보이는 여드름은 아래 여드름의 종류 중 구진, 농포 단계의 심하지 않은 염증성 여드름입니다. 염증 반응과 무관한 면포성 여드름이나 너무 심하게 진행된 결절, 낭종형 여드름에는 반응이 없습니다.




후시딘, 여드름 치료제인가?


후시딘 적응증에 여드름이 적혀있지만, 후시딘 연고가 여드름 치료제인가라는 질문에는 저는 '글쎄요'라고 말씀을 드리야 될거 같습니다. 여드름은 각질 탈락이 지연되어 모공 내 피지가 정체되어 염증 반응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는 만성 염증질환입니다. 여드름은 단순히 원인균의 활성도를 억제해 염증 반응을 억제해주는 것으로 관리가 될 수 없고 보다 근본적으로는 모공 내 피지가 정체되는 상황을 해결해 여드름 씨앗이 되는 미세면포가 형성되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보다 여드름 치료제로 후시딘 연고를 사용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다고 말씀드리는 것이 맞겠네요. 당장 올라온 염증의 진행을 완화하기 위한 임시방편이 될 수는 있겠지만 후시딘을 여드름 치료에 장기간 사용하는 것은 여러가지 면에서 안전하지 않습니다.

 항생제 내성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후시딘 연고 자체가 다른 항생제에 비해 피부 깊숙이 침투하는 성질, 즉 투과 흡수성(흡수력)이 높은 특징을 가지고 있어 몸보다 얇은 얼굴 피부에 침투해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인 피부발진, 가려움, 수포 등의 예민 반응도 걱정이 되는 부분입니다. 그래서 만성화되어 반복되기 쉬운 여드름에 후시딘을 장기 도포하는 선택을 하는 것은 다소 위험한 치료법일 수 있습니다. 위의 사용설명서에서도 볼 수 있듯이 후시딘 연고는 이처럼 투과 흡수성이 높은 특징때문에 임산부, 수유부, 신생아, 유아 등에 사용하면 안되는 연고입니다.



여드름 국소도포제 알아보기


 여러가지 연고들이 여드름에 직접 바르는 국소 도포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여드름 국소 치료제의 기전을 이해하려면 여드름의 발생에 대한 병태생리를 이해해야 합니다. 여드름은 피지선이 커지고 활성화되면서 피지분리량이 늘어나고, 각화과정의 이상으로 각질형성세포의 과각화증이 발생하는 것이 1차적 원인이며, 이로 인해 피지가 분비되지 못하고 모낭내에 저류하면서 면포가 발생하면서 발생하지요. 여기에 여드름균이 증식하면서 염증성 병변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여드름에 대한 치료 약물은 피지 분비 조절, 각화이상 반응 교정, 여드름균을 비롯한 염증 반응에 관여하는 세균에 대한 억제기능 이 3가지 중 한가지 이상의 역할을 해야합니다. 여드름 국소 도포제, 연고의 경우 피지 분비를 줄이는 효과를 나타낸다고 입증된 약물은 없어서 두가지 기능, 즉 각화이상 반응 교정(comedolytic agent)와 항균 기능(antibacterial angent)을 가진 약물로 나눠지게 됩니다. 그래서 비염증성 여드름모낭 입구의 과각화증을 줄이는 기능염증성 여드름에는 세균을 억제하고 염증을 줄이는 기능을 활용해 처방을 하게 되지요. 성분에 따른 연고의 종류는 크게 3가지로 아래와 같이 나눠집니다.


여드름에 활용되는 연고 종류
- 레티노이드 계열 연고
- 산(ACID)을 주성분으로 하는 다양한 연고
- 항생제 계열 연고


1. 레티노이드 계열의 연고

바르는 로아큐탄이라고 말씀드리면 될까요? 이 계열에 속하는 연고는 디페린겔®( 아다팔렌), 스티바A® (트레티노인)가 대표적입니다. 비타민 A 유도체 크림의 대표주자였던 스티바 A는 0.01%~0.1%까지 다양한 농도의 제품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여드름에는 0.025%를 많이 처방하고, 주름 완화용으로 처방할 때는 가장 낮은 용량인 0.01%로 펴바르는 것을 권장합니다. 그러나 좋은 효과에 비해 트레티노인을 주성분으로 하는 스티바는 자극감(홍반, 인설, 건조감, 작열감, 소양감 등)이 너무 심해 동양인들에게는 활용도가 떨어집니다. 이보다 아다팔렌(디페린®겔)이 화학적 안정성도 뛰어나고 보통 레티노이드 계열의 연고는 자외선에 약해서 자외선을 받으면 분해되어 효과가 없어지기 때문에 밤에만 발라야하는데  빛에 대한 안정성도 뛰어나 낮에 바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진 약물로 많이 처방되고 있습니다.


레티노이드(Retinoid) 분류

인체에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것: 레티놀, 레틴알데하이드, 레틴산
1세대 : 트레티노인, 이소트레티노인
2세대: 에트레티네이트, 에트레틴
3세대: 아로티노이드, 아다팔렌
레티노이드가 여드름 치료에 활용되는 이유
-모낭의 각질세포에서 케라토히알린 과립 생성을 감소시켜 모낭 각질화 과정을 억제해 면포 형성을 막는 효과
-면포에서 각질형성세포의 접착성을 감소시켜서 면포 배출을 촉진시키는 효과


2. 살균 & 면포용해 효과를 가진 연고

아젤라인산(Azelaic acid)

Dicarboxilic acid의 일종으로 P.acnes균의 단백질 합성을 방해해 세균 증식을 억제하는 항균 효과를 갖고 있으며 각질층의 두께를 감소시키고 미세면포 형성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습니다. 또한 호중구의 superoxide radical 생성을 억제해 항염증 효과가 있어 비염증성, 염증성 여드름에 다 활용이 가능한 연고입니다. 또한 티로시나제의 작용을 경쟁적으로 억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서 염증후 색소침착 반응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아젤리아® 크림이 대표적입니다.

과산화벤조일(Benzoyl peroxide)

과산화벤조일은 여드름균에 특이적으로 항균효과를 보이고, 항염 및 면포 용해작용, 피부를 건조시키고 박피 기능이 있어서 막힌 모공이 열리게 하는 작용을 합니다. 피부에 흡수된 뒤 benzoic acidhydrogen peroxide로 분해되어 강한 살균 효과를 갖습니다. 항생제에 비해 세균에 대한 내성이 낮아 활용하기 좋은 연고로 알려져 있지요. 브레복실® 겔, 벤작AC®겔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약물의 산화성때문에 침구나 의복의 탈색이 일어날 수 있어 주의를 요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유황(Sulfur)

유황이 노화된 피부와 산소와 만나면서 시스틴 단백질과 펜타치온산이 형성되는데요. 피부가 유황과 만나 생성되는 피부 살균 성분인 펜타치온산이 여드름균을 살균해 여드름이 진정되며 화농화된 여드름은 농이 줄어들고 여드름 부위의 빨갛게 부풀어 오른 상처도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펜타치온산의 뛰어난 살균효과때문에 여드름이 진정될뿐 아니라 시스틴 단백질에 의한 유황사슬이 피부를 탄력있게 해서 여드름 자국이 흐려지면서 모공이 줄어듭니다. 참진한의원의 피부 외용제인 IR연고의 주성분이 바로 유황입니다.


살리실산 (BHA)

베타하이드록시애씨드(BHA)로 불리는 살리실릭애씨드는 저농도로는 화장품 범주의 각질제거제로 활용되고 고농도는 의약품으로 활용됩니다. 살리실산은 아스피린의 전구체항균, 항염증 효과를 갖고 있습니다. 수용성이라 모공 내 침투력이 떨어지는 AHA에 비해 BHA는 모공 속으로 쉽게 침투하는 지용성으로 잘 활용하면 여드름 관리에 좋은 도구가 될수 있지요. 그러나 살리실산은 침투성이 좋은 관계로 넓은 범위에 도포하게 되면 전신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서 넓은 범위에 도포하거나 장기적으로 쓰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3. 여드름 균에 반응을 하는 항생제 연고

 

 여드름균, P.acnes에 대한 억제 효과항염증 효과를 목적으로 사용하는 항생제 연고입니다. 수많은 항생제 중 여드름 균에 반응하는 항생제는 한정적입니다. 게다가 여러 병원을 전전하며 치료를 반복하는 여드름 환자의 특성상 항생제 연고에 대한 내성균의 발현율은 매우 높을 수 밖에 없어서 그나마 듣는 연고도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나딕사® 연고, 에리아크네®, 크레오신 티® 등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가장 많이 활용하는 것은 특이한 제형으로 상품화되어 일명 톡톡이라고 불리우는 크레오신티입니다. 클린다마이신이라는 항생제로 구성되어 있는 액상타입의 외용액입니다.


4. 복합 성분 연고

위에서 언급된 단독 성분보다 기능적인 면에서 2개 정도 조합되어 있는 복합 성분의 여드름 연고가 더 많이 처방되고 있습니다. 실제 여드름 환자의 병변이 비염증성과 염증성이 혼재되어 있는 패턴이 많고 항생제 단독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내성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이소트렉신® (에리트로마이신/이소트레티노인), 듀악겔®(벤조일퍼옥사이드/ 클린다마이신), 벤자마이신®( 에리스로마이신/벤조일퍼옥사이드)과 가장 최근에 출시된 복합 여드름 연고로 에피듀오®(아다팔렌/벤조일퍼옥사이드)가 여기에 속하는 연고입니다.


그래서 다시 여드름을 말하다


 여드름에 많이 처방되어 활용되는 연고를 정리를 해봤는데요. 다양한 연구를 거쳐 상품화되는 이러한 연고들을 바르면 여드름이 진정될 거 같은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실상은 좋은 효과를 안정적으로 내는 경우는 많지 않아 보여요. 일선에서 수많은 여드름 환자들을 만나오고 있는 제 생각을 말씀드리면, 여드름은 잘 듣는다고 알려진 특정 제품을 찾아서 그걸 바르는 걸로 관리를 할 수 있는 질환이 아니랍니다. 일정 기간 가이드라인을 지켜서 바르고 또 호전 반응을 보였다고 해서 여드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것도 아니구요. 한의원이라는 특성상 가벼운 상태로 병원을 찾는 분은 거의 없습니다. 수많은 치료를 반복해도 잡히지 않는 난치성인 상태이거나 약물 부작용으로 피부과 선생님의 가이드를 따라갈 수 없는 환자분들이 돌고돌다 찾아오시지요. 그렇다보니 피부가 가져야 할 기본중의 기본인 재생력이 극도로 떨어져 있어 치료를 위한 기본적인 자극조차 독이 되는 경우를 많이 만나게 됩니다. 이때 효과적인 것이 한약치료와 침치료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초기에 집중적인 치료를 거쳐 피부를 회복시키면서 식습관, 화장품, 수면상태 등의 생활습관적 유발 요인을 찾아 그 부분을 환자 스스로 인지하도록 하는 과정이 더 중요한데요. 이 과정을 통해 스스로 여드름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아셔야만 여드름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동의보감 서문에 이런 글귀가 있답니다. 이 글귀로 오늘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人之爲病 皆生於不善 調攝修養爲先 藥石次之 

"사람의 병은 옳지 못함( 좋지 못한 습관)에서 발생하는데, 그래서 섭생을 올바르게 하고 몸과 마음을 바로잡는 것이 치료의 우선이고 약물과 침 등 의사의 치료 행위는 그 다음번으로 중요하다"


참고문헌/

1. 정종영. 여드름. 도서출판 엠디월드(2007)

2.서대헌. 여드름의 약물요법(Pharmacologic Treatment of Acne). 대한의사협회지(2010)

3. 폴라 비가운. 오리지널 뷰티바이블. 윌드런트랜드 (2010)




신정민/ 전직 약사 &현직 한의사

강남 참진한의원에서 난치성여드름, 여드름흉터, 주름, 안면비대칭, 턱관절장애를 진료하고 있습니다. 병원에서는 알려주지 않는 약물에 대한 다양한 지식과 진료현장의 경험을 담아 얼굴 건강과 관련된 지식을 여러분들과 함께 나누고자 짬짬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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