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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요즘들어 왜 이렇게 삐걱대지?

삐걱대는 삶에서 중심 잡기

by 변대원 Feb 0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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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부터 새로운 사업 론칭을 위해 지속적인 회의를 하고, 다양한 기획과 결과물을 만들어 내며 조금씩 구체화시키고 있다. 그런데 유독 요즘 들어 일을 하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 어딘가 삐걱대는 내 모습을 자주 보게 된다. 우리는 익숙하거나 숙련된 일을 할 때 행동이 자연스럽다. 반면에 해보지 않은 일을 하거나 낯선 환경에서는 대체로 삐걱대기 마련이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늘 익숙하고 잘하는 부분과 삐걱대는 부분의 차이가 커서 스스로가 낯설게 느껴질 때가 많다.


요즘 들어 왜 이렇게 삐걱대지?


이런 생각이 자주 들어 곰곰 생각해 보았다.

삐걱댄다는 말은 보통 물건이 제대로 놓여있지 않거나 틀어졌을 때 나는 소리를 일컫는 말이다. 하지만 의미가 확장되어 관계가 잘 맞지 않는 상태나 무언가 익숙하지 않아 서툰 상태를 표현하는 말이 되기도 한다.

결국 나의 삐걱거림은 결국 새로운 일을 도전하기 때문에 생기는 서툼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발견했다.

생각을 할수록 오히려 지금 상황에서는 서툴고 시행착오가 많을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다면 삐걱대는 상태는 단순히 불만을 가져야 할 대상이 아니라, 개선해 나가야 할 대상이 된다.


누구나 처음부터 잘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건 나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이전보다 더 많은 걸 경험하고 공부할수록 깨닫는 사실은 처음부터 잘하려는 마음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는 점이다. 가장 좋은 건 빨리빨리 시행착오를 해보는 거였다. 지금 몇 달 동안 몇 번의 시행착오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작업했다가 접고, 다시 작업하고, 더 나아졌지만 또 부족해서 새로 작업하고. 그러다 보니 일을 진행하는 과정도, 사람 사이의 관계도 끊임없는 시행착오 속에서 뚜벅뚜벅 걸어가는 일이 아닌가 싶다.


간혹 방에 책장이나 다른 가구를 놓았을 때 딱 들어맞지 않고 삐걱댈 때가 있다. 그때 어디가 맞지 않아서 흔들리는지 파악하고 제대로 딱 고정시키면 두고두고 마음 편히 쓸 수 있지만, 귀찮다고 그냥 방치하면 사용할 때마다 만족스럽지 못할뿐더러 심한 경우에는 가구자체가 휘어져 상할 수도 있다.

우리 삶에서 만나는 여러 시행착오도 마찬가지 아닐까 싶다. 일이든 사람이든 상황이든 제대로 고정되기 위해서는 삐걱대는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어디가 잘못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사소한 일들부터 하나씩 해결해 나가다 보면 어느새 흔들리지 않는 상태가 된다고 믿는다.


인생에서 삐걱대는 소리가 들린다면 그건 변화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건 조율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사소하지만 무언가를 바꿔야만 해결되는 일이다. 당장 건드리지 않아 소리가 나지 않는다고 착각해선 안된다.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건드려보고 해결해 나가야 한다. 물론 알면서도 쉽지 않다는 게 함정이겠지만, 또 한 번 삐걱대는 삶 속에서 중심을 잡고 작은 나사들을 움직여 바닥에 단단히 고정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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