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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에서도 이렇지는 않아 <전지적 독자 시점>

by 민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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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필자가 즐겼던 NC소프트의 '아이온: 영원의 탑'. 천족과 마족으로 나뉜 플레이어들이 용족과 싸우며 서로 혈투를 벌인다는 내용의 게임이다


게임에는 종류가 많다. 플레이어가 캐릭터를 선택해 육성하는 롤플레잉, 단순한 규칙으로 승부를 가르는 아케이드, 정해진 트랙을 따라 1초의 승부를 가르는 레이싱 등등. 그중에서도 디아블로 2에서 시작해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아이온 등으로 전국민적인 인기를 얻었던 RPG장르의 게임들은 젊은 세대에게 익숙한 장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MZ 세대는 레트로 게임과 PC 게임, 모바일 게임에 이르기까지 디지털 게임의 변천사를 모두 겪은 세대라 가상 세계 속에서 벌어지는 일에 더욱더 민감한 감각을 갖고 있다.


문제는 이들이 주 문화소비층이기도 하단 소리다. 영화관에서 2030을 찾는 건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니까 가끔은 재밌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게임을 소재로 한 영화가 개봉되면 신랄한 비판을 피하지 못한다는 것.


한국 영화에선 보기 드문 게임 소재의 <전지적 독자 시점>(2025)을 극장에서 볼까 하다 타이밍을 놓쳐 아쉬워하던 찰나, 넷플릭스에 서비스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시청하게 됐다. 요즘은 영화관이 멸망 단계에 접어들어 홀드백 기간도 짧아진 까닭에, '벌써 넷플릭스에 올라오나?' 싶을 때가 자주 있다. 그러나 그것 역시 작품을 보고 나니 이해가 되었다. 이건 스토리나 배우들의 발연기 문제를 넘어 게이머의 입장에서 납득할 수 없는 것들 투성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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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지적 독자 시점>의 초반부 장면


2018년에 tvN에서 방영한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게임 속 모험이 현실과 뒤섞인다는 다소 파격적인 설정을 들고 대중들을 찾아왔었다. 낯선 설정임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꽤 선방한 이유는 이 드라마에서 사용하는 게임 소재에 대한 개연성이 어느 정도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드라마 속 게임은 정식 공개 버전이 아닌 베타 서비스이며, AR 게임이므로 일반적인 게임의 퀄리티를 기대하기 어렵다. 아이템과 스탯의 활용이 세밀하지 못한 다소 투박하고 거친 설정, 단순한 게임 내용이나 유치함 등은 AR 게임의 특성과 베타 서비스의 특성을 이해하면 아주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도 아니다.


그런데 <전지적 독자 시점>은 '주인공이 평소 즐겨 읽던 장르 소설이 현현했다'라는 흥미로운 설정으로 시작하면서도, 정작 소설 속의 게임은 엉성하게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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