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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평생을 사랑할, 나라는 사람.

멜 로빈스의 렛뎀이론(The Let Them Theory)

by 앤트윤antyoon

2025년 19번째 읽기록

Words by Jeong-Yoon Lee


멜 로빈스의 '렛뎀이론(The Let Them Theory)'은 나에게 의미 있는 책이 되었다. 24년 5월부터 서초구립양재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는데, 희망도서를 신청해서 읽게 된 건 이번이 처음 있는 일이다. 앞으로 도서관 책꽂이에서 이 책을 발견할 때마다 감회가 새롭고 무척 반가울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읽어서 책이 너덜너덜해진 모습을 보더라도 기분이 좋을 것 같다.


'렛뎀이론'을 알게 된 건 미키김님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서였다. 돌아보니 올해는 자연스럽게 미키김님의 추천 책들을 읽고 있었다. 칼 뉴포트의 '슬로우 프로덕티비티(Slow Productivity)', 개리 비숍의 '시작의 기술' 등이 그렇다. 힘들이지 않고 술술 읽히는 책들이라 부담을 덜고 읽어보길 추천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 친동생에게 선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동시에 나는 ‘내버려두기’를 꽤 잘 실천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 같아서 “나는 예외인가?” 하는 오만한 생각을 하기도 했다. 어쩌면 나 스스로에게도 나의 나약한 모습을 들키기 싫었던 모양이다. 그래도 나는 오랜 시간의 숙련을 거치며 ‘내버려두기’,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나의 가치와 세계 구축에 에너지를 쏟기’를 실천하며 살아왔다.


저자 멜 로빈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나와는 정말 다른 방식으로 에너지를 쓰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동시에 그 치열함이 있었기에 동기부여 콘텐츠를 만들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구나 싶었다. 그래서 인생의 모든 순간을 허투루 흘려보내서는 안 된다고 다짐하게 된다. 지금 심은 작은 씨앗이 미래에 어떤 동기부여의 결과물로 돌아올지는 아무도 모르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뿐 아니라 누구에게나 ‘내버려두기’는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즐겨보는 유튜브 영상만 봐도 인간관계, 사회생활, 연애, 가족 문제를 두고 상담하는 콘텐츠가 큰 인기를 얻고 있다. 결국 돌고 돌아 답은 하나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거나, 스스로를 대하는 방식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단순히 ‘나를 사랑스러워하기’에서 그치지 말고, 한 차원 더 나아가 ‘나를 자랑스러워하기’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나를 어떻게 대해주고 있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나를 대하고 있는지를 깊이 고민해 볼 만하다. 결국 끝까지 책임지고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는 나 자신뿐이기 때문이다. 일상에서 인간관계의 고민을 나누다 보면 “그건 자기를 사랑하지 않아서 그래”라고 말할 때가 있는데, 그러면 “아닌데? 나는 나를 사랑하는데?”라고 먼저 반박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때 자기애와 자기애적을 구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다. 진짜 자기 사랑에서 비롯된 말과 행동, 그리고 자기중심적 태도에서 비롯된 말과 행동은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또 그동안 질투라는 감정을 부정적으로만 여겼는데, 책에서 말하듯 지극히 개인적인 감정으로서 질투를 동기부여와 영감으로 사용하라는 메시지가 위안이 되었고, 생각의 전환이 되었다. 질투는 들키기 싫은 감정이기도 하지만, 이토록 솔직하고 투명한 감정도 없다. 남의 성공을 보고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나도 해보자!”라는 도전으로 바꿀 수 있다면 오히려 그 대상에게 감사한 마음까지 생길 것이다.


20~30대 청춘이 아닌 중년이 된 나이이기에, 이제는 내가 통제할 수 없는 것들은 내버려두고, 통제할 수 있는 것들에만 온전히 에너지를 써야 한다. 단 1초도 낭비하지 않는 삶, 그리고 평생 사랑해야 할 단 한 사람인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내가 인생에서 가장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자.

내가 꿈꾸던 일자리에 지원하자.

내게 사랑을 돌려주지 않는 사람에게는 더 이상 사랑을 주지 말자.

내가 더 좋은 인생을 살자. 내가 자랑스러워할 수 있는 인생, 내가 행복해지는 인생, 소중한 에너지를 사용해 앞으로 맞이할 모든 순간을 길게 이어갈 수 있는 인생을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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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를 한 단계 발전시키고 싶을 때 나누는 대화 예시

나는 너와 함께하는 시간을 정말 좋아해. 그리고 내가 나를 아는데, 나는 서로에게 정말 충실한 관계를 맺고 싶어. 우리가 둘 다 이 관계에 대해 같은 비전을 지녔는지 알고 싶어서 대화하자고 했어. 나는 내 시간과 에너지가 너무 소중하고, 다음 단계로 발전하지 않을 것 같은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데 쓰고 싶지 않아. 그리고 이제 결정할 시간이 된 것 같아. 지금까지 정말 즐거웠어. 너와 함께하는 시간이 정말 좋아. 하지만 우리 관계가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어야 앞으로 시간과 에너지를 투자할 수 있어. 네 생각이 나와 다르다면, 지금까지 정말 좋았지만 여기까지야. 나는 날 잘 알고 있어. 나와 같은 것을 원하는 사람에게 시간을 투자하기로 선택해야 해.


이별 후 행동 예시

30일 동안 완전히 연락을 끊는 것이다. 사진을 보거나 목소리를 듣는 등 어떤 식으로든 접촉이 있으면 신경계에 있는 모든 익숙한 패턴이 활성화되고, 그 사람을 잊는 과정에서 한 걸음 물러서게 되기 때문이다. 이 부분이 힘들다. 당신은 적어도 3개월 동안 이 과정을 겪느라 매우 정신없을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3개월은 이별을 애도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이 기간이 지나야 감정이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한다. 이별 후 11주가 지나면 71퍼센트의 사람들은 기분이 나아진다. 나는 이 시기를 기준점 삼아 당신에게 ‘괜찮아질 것’이라는 안도감을 주고자 한다. 11일이 걸릴 수도 있고, 11주가 걸릴 수도 있으며, 어쩌면 더 오래 걸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괜찮아질 것이다.



Credit

글. 이정윤

사진. 이정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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