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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가쁘게 달려도 제자리인 요즘

너무 빨라서 알수록 더 모를 인공지능 뉴스들 - 혠작가

by WAVV Mar 12. 2025

최근 앨리스가 붉은 여왕의 에피소드가 자꾸 떠오른다.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아무리 달려도 주위의 풍경이 변하지 않자, 붉은 여왕은 앨리스에게 이렇게 말한다.


여기서는 네가 있는 그 자리에 머물고 싶다면, 할 수 있는 한 빨리 달려야 해. 다른 곳으로 가고 싶다면, 적어도 지금보다 두 배는 빨리 달려야 하지.


전속력으로 달려야 제자리에 있을 수 있어전속력으로 달려야 제자리에 있을 수 있어


IT 업계의 빠른 흐름에는 익숙해져 있음에도 요즘은 유난스럽다. 자기 전에 Open AI에서 놀라운 기술이 나왔다고 하면, 아침엔 Google, 점심엔 Meta의 새 기술이 등장했다는 뉴스가 쏟아진다. 다 열어볼 틈도 없이 정보의 홍수에 파묻히게 된다. 이제 중국까지 가세했다.


잠깐 손을 놓으면 소식들이 금세 산더미처럼 쌓인다. 내가 자고 있는 사이에 누군가는 새로운 혁신을 만들어냈고, 그 혁신은 이미 수백만 명이 사용하고 있다. 기술의 속도는 우리의 적응력을 이미 뛰어넘은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현업이 있는 상태에서 매일 쏟아지는 기술 뉴스와 정보를 다 소화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아침에 일어나서 밤늦게 잠들기 전까지 SNS와 뉴스레터를 체크해도 놓치는 정보들이 너무 많다. 모든 걸 알고 싶지만, 알면 알수록 더 모르는 것이 많아진다는 역설을 느낀다.


여기에 인공지능으로 글의 생산이 쉬워지면서, 좋은 글을 찾을 확률도 줄어든 것 같다. 인공지능이 쓴 글은 미묘하게 혼이 없다는 느낌인데, 이는 인공지능에 '쓰는 동기'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AI는 명령과 확률에 따라 글을 쓰지만, 인간은 스스로 다른 인간들에게 전하고 싶은 것이 있어서 글을 쓴다. 소통과 표현에 대한 욕구가 글에 혼을 담는 것이 아닐까.


결국 앨리스는 자신만의 길을 찾아 걷는다. 매일 급류처럼 쏟아져오는 흐름 밖에 서서 이 모든 상황의 의미를 한 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우리는 무엇이 부족해서 이렇게 달리고 있으며, 어디로 향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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