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본능적으로 불안함을 싫어하고 안전을 추구한다. 하지만 사실 세상에 백퍼센트 안전한 것은 없다.
불확실한 것을 확실한 것으로, 불안전한 것을 안전한 것으로 만들고자 끊임없이 노력한다. 내가 아플까 봐 혹은 사고가 날까 봐 보험에 가입하고, 돈을 모으며, 구두계약보다는 문서로 계약을 하고, 일정은 스케쥴러에 기록하고 알림 설정을 해 두며, 약속은 까먹지 않았는지 다시 한번 확인 연락을 취한다. 다들 그렇게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안전감을 구축한다.
인간의 불안은 타고났지만, 그중에서도 더 불안이 높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더욱 견고한 안전 기지를 구축하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모한다. 불안을 유발하는 것이 만약 사람이라면, 사람을 만나기 전에 무슨 말을 할지 준비하기도 하고, 사람을 만나는 상황을 경우의 수로 나누어 대비하며, 심해지면 사람을 만나지 않기 위해 애를 쓴다. 안타깝게도 그것은 온전한 안전을 보장해주지 않는데도 말이다.
가장 아까운 것은, 그렇게 낭비되는 삶이지 않을까.
대중적으로 많이 알려진 매슬로우의 5단계 욕구위계이론에 따르면 안전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어야만 애정, 존중, 자아실현과 같은 욕구들을 추구할 수 있다. 그러니 안전이란 것이 얼마나 삶의 기초 단계인지. 안전감을 어느 정도 충족시켜야만 사람들과 진정으로 교류하고, 자아실현을 해나갈 수 있으니 말이다.
나는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전 기지를 짓느라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고 그곳에 갇혀 들어가는 삶이 아니라,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규칙한 파도 위에서 물도 먹고, 파도 위로도 올라탔다가, 다시 파도에 덮이기도 하는 날들을 보냈으면 한다. 왜냐면 파도를 타는 사람이나, 파도를 피해 안전 기지 속에 들어가서 사는 사람이나, 우리는 누구나 병들고 약해지며 죽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 나부터 불안과 사이좋게 지내는 연습을 하고 있다.
아이들의 생후 3년을 중요하게 이야기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처음 세상에 태어난 이때 안정감을 느낀 아이들은 세상은 안전한 곳이라는 마음을 장착한다. 세상에 대한 첫인상을 갖는 것이다. 안전한 곳이란, 나를 적정히 만족시켜주는 곳이란 뜻이기도 하다. 먹을 것이 공급되고, 잠자고 싶을 때 편히 잠을 청하고, 에너지가 넘칠 땐 안전하고 청결한 환경에서 놀 수 있는. 반대로 이때 불안을 장착한 아이들은 매슬로우의 5단계 중 안전의 단계에서 오랜 시간을 머무르게 된다. 생후 약 3년, 심리적 기초공사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서 말이다.
나는 그래서 심리적 안전감이 높다는 건, 불안한 세상에서 엄마가 아이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