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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와 자유, 조언에 대하여

자신의 인생은 자신이 가장 잘 안다.

by 김희영

아집을 무너뜨리니, 나에게 펼쳐진 건 새로운 자유였다.

이제는 빨간펜 선생님 같은 센터장도, 밤이건 새벽이건 수시때때로 불러내는 원장님도 안녕이었다. 그 병원에서 근무한 지 딱 3년이 되는 날, 나는 3년을 채우고 직장에 사표를 건넸다. 병원에서는 당연히 나를 붙잡았지만, 그 붙잡는 것도 오래 지나지 않았다. 이 애증스러운 직장생활을 함께 마음을 부대끼며 살아온 직장동료들은, 아쉬운 눈빛 반 부러운 눈빛 반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사실 내가 그때 사표를 던진 데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바로 광고회사에서 일하는 선배의 스카우트 제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광고 AE 자리였는데, 당시에 선배는 나에게 광고 카피라이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것이 내가 이직을 결심하게 된 큰 이유이기도 했다.

언론인이 되겠다는 꿈을 내려놓으니, 외려 내가 도전해 볼 수 있는 것들이 많았다. 그래도 병의원 홍보팀에 3년 정도 머물렀으니, 홍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광고회사의 제안을 덥석 받았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나의 제2의 인생의 포문을 열어준 출판, 첫 번째 책인 <그 순간 최선을 다했던 사람은 나였다>까지. 나는 이제 무엇이든 자유롭게 헤엄칠 준비가 되어 있었다.


난생처음 얻은 자유,

설렘과 걱정 속에 시작된 새로운 항해 … 갈피를 잡지 못한 방향

그곳에서 나는 동화 속 공주님처럼 "잘 먹고 잘 살았다"는 해피엔딩처럼 병원을 나왔다. 새직장은 어쨌든 내가 일하는 병원의 지역보다 좀 더 큰 도심이었고, 그곳에서 이 광고회사는 꽤 큰 규모의 회사였다. 하지만 나는 이직을 하고 나서 깨달았다. 아는 지인의 회사로는 옮기는 것이 아니라는 걸.

지역에서 큰 광고 회사였긴 하나, 콘텐츠를 제작하는 곳은 아니었다. 광고 자리를 입찰받고, 시간대에 맞춰 광고를 넣는 격이었다. 나는 다른 광고회사 AE 사이에 둘러앉아, 좋은 시간대의 광고자리를 꿰차기 위해 눈을 번쩍 떴다. 하지만 그것도 텔레비전이나 라디오를 보는 사람들의 심리와 연령대, 특성을 잘 알아야만 할 수 있는 것이었다. 나에게는 익숙지 않은 일이었으니, 번번이 좋은 자리를 놓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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